by
Ryan Choi
Nov 03. 2023
신용평가의 시작
신용평가는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고자 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돈을 과연 잘 갚을 수 있는지의 여부, 즉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하여 대출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데 활용할 목적으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신용평가를 담당하는 심사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관적인 평가가 주로 이루어져 왔으며, 이후 비전문가도 신용평가를 할 수 있도록 기존의 방식들을 요약 정리하여 정해진 규칙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금융거래 건수가 증가하고, 심사대상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심사자의 주관에 의해 평가결과가 달라지는 방식이 아닌, 평가절차를 객관적이고 계량화된 방식으로 개선해야 하는 요구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요에 따라, 심사자의 주관에 의한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평가절차를 표준화, 객관화, 계량화, 자동화하기 위한 목적의 '신용평가모형'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신용평가모형의 등장
'신용평가모형'은 금융거래 신청자의 과거 또는 현재의 정보를 기초로 하여 신용도를 평가하고 이를 기준으로 금융회사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를 의미합니다.
개인 신용평가의 경우, 1941년 미국의 David Durand가 처음 은행과 자동차 할부회사 등의 데이터를 가지고 판별분석 방법론에 기반한 모형을 개발한 것이 시초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Fair Issac이라는 신용평가모형 개발 전문회사가 등장하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 전 세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개인 신용평점 'FICO Score'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기업 신용평가는 개인과는 달리, 기업의 상태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재무정보를 평가에 활용할 수 있고 심사건수도 적기 때문에 오랜 기간 심사자의 경험과 전문성에 의존한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1968년 신용평가 분야의 Guru라 불리는 Edward Altman에 의해, 기업의 부도예측모형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Z-Score'라는 모형 기반의 계량화된 기업 신용평가 방식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신용평가 산업의 발전
해외에서는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를 위해 FICO Score를 활용하여 금융회사에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Experian, Equifax, TransUnion 등의 3대 신용평가회사가 있으며, 기업 신용평가의 경우에도 미국의 Dun & Bradstreet, 프랑스의 Coface, 일본의 TDB 등에서 기업에 대한 신용정보를 수집하여 신용도를 평가하고, 금융회사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개인에 대한 금융회사의 대출 관행이 담보 위주에서 무담보 신용 기반의 대출로 변화해 가기 시작하면서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의 필요성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IMF 사태를 겪으면서 "가계의 신용 접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라."는 IMF의 권고도 있었기에 정부에서도 이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모형의 도입이 본격화되었으며, 기업에 대한 평가도 계량화된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신용평가모형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개인과 기업의 신용평가를 담당하는 신용평가회사들이 잇따라 설립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신용평가모형에 어떠한 유형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