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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Dec 08. 2023

우리 모두는 각자의 세계 안에서만 옳다.

혼자 잘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이유

얼마 전 유튜브에서 유퀴즈에 나온 BTS의 아버지, 방시혁 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은 결코 논리만으로는 설득될 수 없다."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Youtube 채널 <유퀴즈 온 더 튜브>


논리는 모든 일의 기본이다. 명확하고 잘 짜인 논리는 나의 주장과 의도를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적합하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선명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렇기에 똑똑하고 잘난 사람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은 분명 옳은 것이고 필요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논리만으로는 설득할 수 없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논리가 아니다. 아마 방시혁 님도 그것을 일찍이 깨달았기에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 또한 그 옆에 앉아있던 박진영 님처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일은 논리와 잘남으로 승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었다.


이제야 깨닫는다. 삶은 논리와 잘남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사람은 논리보단 감정,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존중에서 설득이 시작되는 것임을. 반성한다. 나의 현재과거를.


이 영상을 보며 문득 과거의 일을 떠올렸다. 어떤 자기 중심적인 사람에게서 나의 과거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 모습은 내가 그토록 사랑했지만 또한 그만큼이나 싫어했던 나의 본 모습이었다. 그 나이 때는 나도 그런 줄 알았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 생각했고 남들에 대한 불만도 많았었다. 딱 어쭙잖은 그 상태였다.


함부로 누군가에게 조언이라는 것을 했다가 크게 낭패를 본 적도 있었다. 태도가 엉망인 후배 직원에게 잘해보라는 조언을 했더니만, "니가 뭔데?"라는 식의 반응이 돌아왔기 때문. 그리고 그걸 계기로 이젠 그 누구에게도 함부로 조언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야 알았다. 조언하는 사람의 깊은 속내에는 내가 너보다 더 우월하다는 건방진 생각이 자리잡고 있음을. 그렇기에 충분한 애정을 가지고 한 조언에도 불쾌감을 느낄 수 있고, 내가 감히 타인의 삶의 방식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판단할 자격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상대방의 전부를 알 수는 없다. 그래서 나를 제외한 그 누군가의 삶도 나의 잣대로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 누구에게나 조언할 자격이 충분한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예수님도 죄 없는 자만이 돌로 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나만 홀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외로워진다. 반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화하여 인식하고, 나를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주변 사람들의 토대 위에서 발전해 나가는 사람은 외로이 자신을 알아봐 달라고 외치는 사람에 비해 훨씬 더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 된다.


나 혼자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일수록 주변 사람의 시선과 관심을 애타게 갈구하기 마련이다. 자기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니 그것을 타인에게서 채우려 하게 되고 늘 시선이 바깥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내면은 더욱 공허해진다. 한 줌도 되지 않는 자신의 잘남을 추구하며 인정을 갈구할 바에는 차라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하는 이 훨씬 낫다.


타인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한 존재로 여길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잘남'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겸손하게 타인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멀리 가려면, 더 큰 성과를 만들려면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건 결코 논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각자의 세계에서만 옳다. 어차피 혼자 사는 인생이 아니다. 혼자 잘났다고 사는 사람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진다.


특히 직장생활에서는 평판 관리가 너무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명백하다. 직장생활의 기회는 사람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혼자 잘났다고 떠든다고 해서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주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방시혁 님의 인터뷰를 보며, 나의 직장생활과 앞으로의 인생의 방향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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