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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Nov 24. 2022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조우성 저 | 서삼독

이 책은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삶과 태도에 관하여', 2권은 '일과 선택에 대하여'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다. 저자인 조우성 변호사는 20년 넘게 변호사 생활을 해온 베테랑 변호사이자,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그가 변호사 일을 하며 직접 보고 듣고 겪은 실화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글들은 실화라고 하기엔 너무나 드라마틱한 내용들이 많고, 술술 읽히는 글 맛까지 있어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글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에피소드 원작으로 사용된 것이 괜한 이유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내가 읽은 이 책의 감상 포인트는 크게 3가지이다.



#1_법과_논리만으로는_문제를_해결할_수_없다


사건을 숱하게 겪으면서 절실하게 깨달은 것 한 가지는 승패만을 위한 논리를 내세우다가는 결국 또 다른 문제를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으면 문제의 사슬고리는 결코 끊어지지 않는다.


이 책이 법과 논리로만 가득 찬 내용이었다면, 지금처럼 인기 있는 책이 아니었을뿐더러 나도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에피소드들은 법이나 논리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에 바탕을 두고 문제를 해결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더 큰 감동을 준다.


저자도 말했듯이, 사람이 법에 기대 법정을 찾을 때는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기다. 하지만 어떤 이는 승소를 해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지 못했고, 어떤 이는 패소를 해도 후련한 마음으로 결과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승패의 여부와 상관없이 소송의 과정을 거치며 삶의 용기를 얻고 자기 치유를 시작하느냐, 이와 반대로 마음속의 분노를 끌어안은 채 생의 많은 시간을 제자리걸음으로 보내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들의 삶에 공감해주는 한 사람을 만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법만으로는 당연히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해결할 수 없다. 법은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변호사인 저자조차 현명한 사람이라면 법이라는 수단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사건의 내용이나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에 집중하여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분쟁의 '상대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짐으로써 기지 넘치는 해결책을 찾아 해결한 에피소드가 많다. 어쩌면, 그 해결책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2_진심으로_고민하면_답이_보인다


때로는 답이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한 사람, 한 가족을 살리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에서 실낱같은 가능성 앞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 문제를 해결해간 에피소드를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해답이 보이지 않거나, 패소가 뻔히 보이는 사건들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해결한 에피소드가 많다.



#3_선을_쌓아야_복이_온다


통장에 몇 푼을 더 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선의 마일리지를 쌓는 것이다. 때론 마법처럼 그 선의 기운이 인생을 바꿀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변호사 일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신 분이다. 저자는 수많은 사건을 경험하면서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할 뿐 세상 만물은 서로 얽혀서 돌아간다는 사실을 나이를 먹으면서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복을 짓는 사람은 언젠가 그 복을 자신이 받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언젠가 그 악이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순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 아직까지 선의 마일리지를 믿는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고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선을 쌓는 최고의 방법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을 베푸는 것, 믿기 어려운 사람을 믿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적선지가_필유여경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착한 일을 많이 하여 선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다. 남에게 베풀면 자신에게는 물론 자식들에게까지 그 복이 미친다.


저자가 변호사가 된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책 말미에 나온다.


나의 검사시보 생활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중략) 하지만 나는 피의자의 범죄 행위와 그 사람이 처한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 몹시 어려웠다. 결국 4개월 간의 검사시보 생활을 마치면서 내린 결론은 나의 적성이 검사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여러 사건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사람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마음가짐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이 특히 의미가 깊었던 것은 나도 저자가 베푼 선의 한 조각을 받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저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책 나눔을 한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나는 법에 관심이 많은 아들에게 책 선물을 할 수 있다는 사실과, 저자가 쓴 다른 책을 통해 저자를 알고 있었던 터라, 친필 서명이 있는 책 나눔의 혜택을 꼭 받고 싶었다. 그리고 결국 저자의 친필이 담긴 책을 받게 되었다.


저자처럼 나 역시도 내가 받은 그동안의 수많은 선을 되갚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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