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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Jan 17. 2024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이유

다중공선성과 인간관계

통계학 교과서 데이터 분석 입문서에서 회귀 분석을 설명할 빼놓지 않고 언급되 개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이다. 


다중공선성은 회귀 분석에서 독립변수 간에 강한 상관관계(correlation)가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하나 이상의 독립변수가 다른 독립변수들과 높은 상관성을 가지게 되면 모형의 성능을 신뢰할 수 없게 되므로, 회귀 분석을 하기 전에는 독립변수 간의 상관성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문득 이 개념을 떠올리며,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이와 유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인간관계의 다중공선성, 그것은 자기 자신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과만 어울리다 보면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유형의 사람을 이해하고 어울려 함께 지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불편한 마음이 생길 수도 있고 다툼이 생길 수도 있으며, 그 사람의 어디까지를 배려해하는지 고민하며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면 나 자신을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나와 확연히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혼자 있을 때는 알지 못했던 나의 성격과 취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어떤 부분을 싫어하는알 수 있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범위도  더 넓어질 수 있다. 나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던지, 나와 상반된 성격이나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어울리다 보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세상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다. 그리고 그런 이해의 범위는 나와 유사점이 없고 상관관계가 약한 사람을 만나게 될수록 더 넓어질 수 있다.


나와 내 주변에만 갇혀 있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진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을 견뎌낼 수 있는 인내심의 역치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낮아진다. 그러다 보니 나와 비슷한 사람만 만나게 되고 그게 마음이 편해진다. 자기가 이 세상의 중심이 되고, 자기 생각이 맞다는 아집만 하나둘 늘어간다.


운동하지 않으면 근육이 퇴화하듯, 마음도 훈련하지 않으면 '마음의 근손실'이 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나와 다른 사람들과 만날 기회를 늘리고 나의 호불호도 확인해 가며 좁아지는 시야와 이해심의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어떤 사람이 정녕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면, 그 사람을 철저히 공부(?)해보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어려운 과목을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나의 입장에서 그 사람을 바라보며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물론 내가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는 호감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다중공선성이 없도록 모형을 설계해야 현실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모형이 되듯이,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나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세상을 이해하는 모형'의 성능도 조금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폭과 범위가 조금은 더 넓어지지 않을까. 다른 통계 모형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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