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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Jan 27. 2024

고마움은 때때로 증오가 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

고마운 감정은 때론 증오가  수 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지식정보 플랫폼 'Holix'를 운영하는 기업가 박태영 님의 글을 읽으며, 과거의 불쾌했던 어떤 기억떠올렸다.


"열등감이 피해의식이 되고 피해의식은 증오감이 된다. 때로는 감사함이 부채의식이 되고 부채의식이 열등감이 되고 열등감이 피해의식이 되어 결국 증오감에 도달하기도 한다. 감사함이 증오감이 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그런 일은 생각보다 흔하게 벌어진다. 도움을 줄 때도 신중해야 하고 오디언스도 잘 골라야 하는 이유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호의를 베풀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하지만 나의 도움에 대한 상대방의 예상치 못한 반응은 나를 꽤나 불쾌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나의 선의에 의한 어떤 도움이 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으리라 짐작할 뿐이었다.


상대방에게 감사하다는 말이나 어떤 보답을 기대했던 것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내가 준 작은 도움 하나로 인해 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가 부정적인 감정에 소모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경험이 있은 후, 이제는 어떤 이에게도 함부로 어떤 조언이나 도움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박태영 님의 글을 읽으며, 열등감사로잡혀 게 부정적인 감정을 안겨  한 인간의 모습이 오랜만에 떠오르게 되었던 것이다.


증오는 분노에서만 오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때로는 고마움에서도 분노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존감이 낮은 한 인간에게 고마움의 감정은 열등감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 열등감은 다시 피해의식으로 커지게 되며 결국은 도움을 준 상대방을 증오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지만 내가 그 사람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나의 순수한 선의에 의한 도움은 모두에게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라 믿었었다. 물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사람의 도움에 순수하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엔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 아마도 나의 별뜻 없는 호의가 자신의 부족함과 열등함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나의 도움이 선의가 아닌 어떤 음흉한 목적을 가진 것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난 뒤에는 주변의 정상적인 사람들, 선의에 의한 순수한 도움에 감사할 줄 알고, 감사함을 받으면 또다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베풀 줄 아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새삼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본인의 낮은 자존감을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심지어 본인 스스로에게 향하는 열등감과 피해의식을 다른 사람에게 쏟아붓는 추한 모습의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무척이나 버겁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이젠 과거에 만났던 그런 사람들과 비슷한 냄새만 나도 엮이고 싶지 다. 과감하게 손절할 뿐이다. 추한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그런 사람과 입씨름을 하는 일도 버겁다. 오히려 서툴더라도 순수함을 유지한 채,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하는 사람이 훨씬 더 귀하고 아름답다.


고통이 있어야 평안을 알게 되고, 괴로움이 있어야 즐거움을 알게 되듯이, 불쾌했던 기억이,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났던 과거의 안 좋았던 경험들이 내 주변의 좋은 사람을 더욱 소중하게 만든다.


이제는 좋은 사람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나의 일상을 좋은 기억들로만 가득 채우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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