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yan Choi Jan 29. 2024

돈이 최우선 가치가 된 비교급 사회

돈과 비교에 대한 생각들

지금 이 시대사실상 20~30대에 저축이나 투자를 하여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부를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봐야 한다.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몇 가지 제한된 직업으로 부를 축적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상황이다.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사명감은 20~30대에게 더 이상 소구하지 못하는 가치다. 생존이 안 되는 상황에서 돈 이외에 더 중요한 것이 있으랴. 그래서 돈이 최우선 가치가 되었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납득이 된다.


의사가 인기 있는 직업이 된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의사는 다른 직업들과 비교해 봤을 때 경제적 지대(rent)가 유지된 직업이다. 의사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이 높고 의사 정원도 관리되어 왔었기에 수요에 비해 공급 제한되어 왔다.


그렇기에 희소성과 가치가 높고, 돈을 많이 벌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30대가 직업만으로 생존에 필요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정말 몇 안 되는 직업인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최근 들어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낮아진 것이나 선생님이 되기 위한 교대, 사범대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설명이 된다. 과거 IMF 사태나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을 거쳐오며 그렇게도 중요한 가치로 여겼던 직업 안정성은 이제 한물간 시대정신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안정성 보다 금전적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의식주 중 '주'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혼이나 육아도 힘든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 상의 비교도 한몫한다. 전체 인생을 제대로 보지 않고 SNS에 올린 하이라이트 인생만을 바라보며 나는 왜 이러고 사는지 한탄하고 좌절에 빠진다. 그동안은 알지 못했던 금수저들의 일상도 팔로우 한 번으로 쉽게 구경할 수 있는 세상에서 남들과의 비교는 너무도 쉽게 이루어진다.

 

주변 사람들도 다 같이 힘들게 살던 지난 수십 년간의 우리나라와 지금은 상황이 사뭇 다르다. 그때는 주변이 다 비슷비슷했으니 힘들고 지치더라도 좀 더 올라갈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엄두가 나지 않는 목표는 자괴감과 불행함만 느끼게 할 뿐이다.


요즘의 도서 트렌드도 이를 잘 반영한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에 대한 마인드 셋팅 방법이 주된 내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행복함을 강조한 책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라는 쇼펜하우어의 책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돈이 최우선 가치가 된 사회 그리고 주변 사람 모두를 향한 비교급 사회. 돈에 대한 욕심과 사람들 간의 비교,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 보려는 위한 사람들의 발악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돈은 분명 자유를 준다. 나 역시당연히 돈을 많이 가지고 싶다. 하지만 돈이 최고 가치는 분명 아니다. 가족들과의 소소한 행복이 나에게는 훨씬 더 중요하다. 40대가 되어 보니 남들과의 비교도 이젠 시들하다. 잘나고 못난 사람이 있지만 건강이 최고라고 여겨진다.


스스로 만족하고 자신의 것을 찾아야 한다. 그걸 정신승리라고 매도하고 조롱하기엔 우리네 인생이 너무 짧다. 물론 정답은 아직 모르겠다. 나 역시 찾아가는 중이니. 한숨을 내쉬며 얼마 전 후배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차마 꺼내지 못했던 답답한 마음을 이곳에 겨우 풀어내볼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마움은 때때로 증오가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