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뒷담화만 일삼는 사람의 모습을 몇 년간 지켜본 적이 있었다. 부정적인 말만 내뱉는 그 사람의 인상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안 좋게 변해갔다. 어느 순간 그걸 발견하곤 섬뜩해진 적이 있었다.
자신의 가난과 우울했던 어린 시절을 훈장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처음 한두 번이야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지만 매일같이 우울한 이야기를 들고 와 하소연하는 사람의 말은 점점 더 듣기가 싫어졌다.
한편으론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뜻이 무엇인지 절실하게 느낄 때도 있었다.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의 말은 늘 예쁘고 밝은 에너지를 내뿜었다.
CEO가 되겠다는 희망찬 꿈을 이야기했던 어떤 친구는 여러 과정을 거쳐 결국 한 회사의 대표가 되었고, 자기 주변과 세상에 대한 불평만 일삼던 다른 친구는 어린 시절의 총명함을 잃어버리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밝고 긍정적인 말, 소위 말 참 예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본인의 삶도 아름답고 순탄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은 어둡고 음침하며 우울하게 흘러간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듣고 싶기보단 말하고 싶어진다. 내 생각을 말하고 상대방이 그걸 수긍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나처럼 말수 적은 사람도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니, 원래 말이 많은 사람들이야 오죽하랴.
하지만 그런 마음을 억누르고 점점 더 말을 아끼게 되는 이유는, 감정대로 함부로 말하게 되면 후회가 남는다는것과 내가 하는 말이 곧 나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점차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말은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기도 하지만, 벼랑 끝에 있는 사람이 아래로 떨어지려 할 때 다시 돌아올 힘도 줄 수 있다. 그리고 그건 남에게 하는 말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는 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와 남에게 어떤 말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시간이 갈수록 고민이 더해진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괜히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는 않을지,상처를 주진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한편으로는 나도가끔 이렇게 소리치고 싶다. 지금은 마음속에서만 겨우 외치고 있지만 말이다. 마음 가는 대로 말하더라도 그 말이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기쁨과 즐거움, 희망이 될 날을 기다려본다.
"교육인지 훈육인지 구별도 못하고 나이 많은 것들이 하는 소리는 죄다 골질에 꼰대질로 제껴 버리면서... (중략) 노력도 안 하는 주제에 세상 불공평하다고 떠드는 새끼들! 지 할 일도 안 하면서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새끼들! 대놓고 조지는 게 내 전공이거든." - <낭만닥터 김사부 3> 한석규 님 대사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