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런 브라운 저/김정희 역 | 너를위한
이 책은 스토아 철학에 기반을 둔 저자의 주장이 주를 이루는 책이다. 스토아 철학은 외부 세계와 내면 세계를 분리하거나 유지하는 법을 알려주고, 이를 바탕으로 불안의 수위를 낮추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는 이유가 사건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해 우리가 보이는 반응, 그것에 대한 판단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가 바로 스스로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15p)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들려준 이야기의 결과다. (중략) 잘 정돈된 이야기는 우리가 복잡한 현실을 만족스럽고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다. 이야기 속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 삶은 압도당하고 만다.
(36p) 우리는 일상의 산만함에 수동적으로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사상에서 비롯된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중략) 우리가 좀 더 의식적으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의 저자권(authorship)을 갖지 않으면 남들이 대신 우리 이야기를 쓰게 될 것이다.
각자가 본인만의 삶의 기준을 찾아 그 기준에 따라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리저리 떠밀려 외부의 영향에 끊임없이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삶의 무게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44p) 행복을 내 안에 내재된 무언가가 아니라, 운 좋은 환경의 결과라고 여긴다면 분명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증거다.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우연적인 요소에 우리 행복을 맡기면 안 된다.
(47p) 숙고하는 삶이란 바람에 흩날리는 비닐봉지처럼 삶을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피하고 지루함과 고통 사이에서 우리 의지가 부추기는 생식과 명성 이외의 것을 열망하고 지향해 나가는 삶을 뜻한다.
(140p) 우리가 더 행복해지는 핵심은 감정의 재평가다. 진정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우리가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 즉 대중적인 성공을 과시하는 일에 무심해져야 한다. 대신 우리는 작은 것에도 만족하도록 자신을 단련시켜야 한다. 그래야 비교적 안정적인 행복에 도달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그래서 우연적인 요소에서 수동적인 행복을 찾기보다는 작은 것에도 만족하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면서, 숙고하는 삶을 통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서 기쁨을 찾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155p) "네가 외적인 일로 고통받는다면, 너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그 외적인 일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네 자신의 판단이다. 즉시 그 판단을 멈춰서 고통을 없앨 힘이 네 안에 있다."
위의 이 말이 어떻게 보면,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당대 최고의 권력자였던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본인의 일기장에 남긴 말을 인용한 것이다.
저런 대단한 권력자조차 고통스러운 여러 일들 속에서 스스로가 평온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의 삶이 인생의 중심이 되는 원리를 찾아내어 자신만의 이야기에 집중했던 것이다.
(179p)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명성, 권력, 타인의 생각과 행동, 우리의 재산과 평판을 포함한 그밖에 모든 것이다."
(180p) "주여, 저에게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와 이 둘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과 미국의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의 '평온을 위한 기도'의 한 구절이다.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줄곧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삶의 태도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 바꿀 수 있는 것들은 그것을 더 나은 것으로 바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나의 생각과 행동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여보라는 것이다.
(228p) 불행은 모두 과거와 미래에 있다. 우리 불행의 많은 부분은 과거의 일을 반추하거나 미래의 일을 앞당겨 걱정하는 데서 온다. 특히 흔한 것이 죄책감이다. 두려움이 미래에 대한 집착이라면 죄책감은 과거에 대한 집착이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대해 후회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모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집착일 뿐이다.
결국 모든 것은 나의 마음의 상태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요즘 들어 내가 불쑥불쑥 화가 나는 이유도 바로 그것에 있었다는 깨달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분노를 가라앉히는 방법이 몇 가지 소개한다.
7가지 정도의 조언이 나오는데, 일단 기다리며 분노한 다음의 후회를 만들지 말라는 조언이나, 주위의 잡음에 신경 쓰지 말고, 애초에 분노할 일에 관심을 가지지 말라는 등의 조언은 실천해 볼 만했다.
끊임없이 접하는 뉴스와 소셜 미디어의 정보 홍수 속에서, 사실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괜히 몰라도 될 것들에 대해서도 나도 모르게 불필요한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경험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조언도 유익했다. 상상 속 친구를 불러내어 그 사람이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을지를 생각해 보는 것인데, 분노와 일정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그 밖에도 '당신의 판단을 의심해라.', '기대치를 낮춰라.', '우리도 똑같다는 것을 잊지 말라.' 등의 조언들도 있었는데 마음속에 담아두고 화가 날 때마다 떠올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명확하다. 나의 고통, 불행, 만족, 행복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 내가 이 모든 것들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직시하라는 일갈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최근 화가 나는 이유들에 대해서도 의문이 다소 풀렸다. 결국 나의 화는 다른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 아닌 내가 만든 것이었다.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분노, 불안, 고통과 같은 감정을 다루는 방법에서부터 평온한 삶을 살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까지 현실적인 삶의 조언들이 가득 담겨있다.
새해를 맞아 다시금 자신의 감정과 삶의 태도를 돌아보고, 더 평온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이 책 읽기를 추천한다.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