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감정을 줄이는 5가지 습관
누구나 화가 날 때가 있다. 나는 화가 날 때면 그 분노를 참기 위해 그 사람에게 쏟아내고 싶은 말들을 휴대폰 메모장에 타이핑하거나 펜을 들어 종이에 적는다. 욕설이든 원망이든 상관없이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말들을 써 내려간다. 이렇게 분노를 글로 표현하다 보면 마음속에 쌓인 감정들이 조금씩 밖으로 나오면서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든다. 글을 다 쓰고 나면 그 내용을 지우거나 찢어버리는데, 그러면 화가 조금 풀리면서 상대방에게 쏟아내고 싶은 분노의 감정도 조금 사그라든다.
분노가 치솟을 때는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빨리 뛴다. 이럴 때마다 의식적으로 숨쉬기에 집중한다.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입으로 더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온몸의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상상한다. 이런 호흡을 10번 정도 반복하면 흥분했던 마음이 점차 안정을 되찾는다. 때로는 눈을 감고 숨쉬기에만 온전히 집중하는데, 이때 화났던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호흡을 정돈하는 일은 화를 내려 앉히기에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분노의 에너지가 몸 안에 갇혀있을 때는 몸을 움직여 그 에너지를 밖으로 내보낸다. 집 근처를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뛰기도 하고, 집에서 팔굽혀 펴기나 스쿼트 같은 운동을 반복한다. 때로는 베개를 주먹으로 치거나 소리를 지르면서 답답함을 해소하기도 한다. 이 중 내가 가장 많이 시도하는 방법은 밖으로 나가 무작정 걷는 것이다. 걷다 보면 몸에서 땀이 나면서 마음속 분노도 함께 빠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래 걸으면 힘이 들고 피곤해지면서 분노로 인해 몸에 잔뜩 들어간 긴장이 사라지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화가 날 때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싶지 않아서 혼자만의 공간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방문을 닫고 평소 좋아하는 음악이나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잔잔한 음악을 듣는다. 격렬한 록 음악 같은 것보다는 잔잔한 발라드나 클래식, 명상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달래 본다. 그리곤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거나, 창밖을 바라보거나, 멍하니 천장을 응시하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다. 이런 혼자만의 시간이 지나가면 쌓인 감정들이 조금씩 정리되고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어느 정도 화가 가라앉고 나면, 가족이나 나와 신뢰가 쌓인 그 누군가에게 화가 났던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며 내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하고, 때론 내 분노의 대상을 알지 못하는 제3자에게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때는 상대방의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그저 들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해 주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런 대화들을 통해 내가 미처 몰랐던 상대방의 입장도 이해하게 되면서 분노가 사그라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화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이런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분노를 건설적으로 해소하다 보면, 충동적으로 후회할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무엇보다 화가 날 때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감정 조절 능력도 점점 늘어간다. 완벽하게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화가 났을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아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훨씬 향상된다.
사실 이런 글을 쓰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낀다. 분노를 잘 다스리는 성숙한 사람처럼 보이길 원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화가 나면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쏟아내고 나서 후회하기도 하고, 화가 너무 나서 밤새 잠을 못 자거나 며칠 동안 그 일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자책하고 또 자책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지고 싶기에 이런 노력들을 계속해나간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