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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누구를 초대할 것인가

내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지키는 방법

by Ryan Choi

내 삶에, 내 시간에 누구를 초대할 것인가. 추석 연휴 동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다시금 내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떤 사람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나는 상대방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 역시 상대방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 내가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가 결국 나를 만든다. 일상 속에서 누구를 만나는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관계는 일방적이지 않아야 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아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일이다. 시간의 소중함을 자꾸 생각하다 보니, 내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의미 없이 시간만 낭비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아졌다. 20~30대에는 모든 만남이 배움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만남도 선택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사람을 만날 때 세 가지 기준을 따져본다. 그 시간이 내게 의미가 있는지, 그 순간이 재미있고 즐거운지, 아니면 마음이 편해지는지. 이 중에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그 만남은 내게 의미 없는 시간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나름의 판단 기준을 세우고 났더니 나와 주변의 관계가 더욱 명확해졌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하는 사람도 있고, 나와 잘 맞지 않음에도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매일 비슷한 사람들과만 어울리게 되고, 나이가 들수록 익숙하고 편한 사람들만 찾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40대 이후부터는 내 삶에 누구를 초대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친했다고, 오랜 기간 친분이 있다 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살아 숨 쉬는 이 시간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시간들이 얼마나 귀한지 절실히 느껴진다.


과거의 인연도 소중하지만 현재의 나와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정리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가족은 다르다. 아내, 아이들,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반갑다. 비록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함께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 시간조차 의미가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은 그 자체로 온전하다.


직장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으면 내 소중한 시간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짜증이 절로 난다. 똑바로 일을 하지 않아서 내가 다시 재확인해야 하거나, 꼼꼼하지 않아서 뭔가를 빠뜨리는 사람들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가 소진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우리는 삶에 누구를 초대할지 계속 고민하며 살아간다. 떠날 사람은 어차피 떠날 것이고, 나와 함께할 사람은 늘 옆에 있다. 관계는 변하고 사람들은 오고 가지만,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한 시간과 내 마음속 기억뿐이다. 그러니 억지로 붙잡을 필요도, 무리하게 새로운 관계를 만들 필요도 없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의미가 있고 즐거움을 주며 편안함을 선사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려 한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관계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결국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 아닐까. 그렇게 선택한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 결국 나의 인생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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