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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Jul 19. 2024

어른의 자격

어른의 자격은 결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얼마 전 권석천 님의 칼럼을 읽다가 느낀 바가 있었다. 내가 억지로 좋은 기분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표정이 어떠한지, 그 표정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가끔 체크해야 한다는, 그리고 그것이 '어른'인 당신이 지켜야 할 예의라는 이야기.


"심각한 표정은 습관일 수도 있고, 매너리즘일 수도 있다. 그 스스로도 자신의 일이 달갑지 않고, 생활이 즐겁지 않은 것이다. (중략) 다만 자신의 표정이 어떠한지, 그 표정이 주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가끔 체크하자. 그것이 어른인 당신이 지켜야 할 예의라고 생각하자."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사실 너무나 자유롭고 좋을 것이다. 기분 좋을 때는 상대방의 감정 따윈 고려하지 않은 채로 신나게 떠들기도 하고, 짜증과 화가 날 때는 아무 곳에서 아무에게나 분노를 표출하며 풀어버리는 식의 행동들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이에 맞는 삶의 태도경험을 가진, 성숙한 어른이 할 행동은 결코 아니다.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다면, 나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와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먼저 의식하여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흔히 알려진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만약 지금껏 성숙한 어른들이, 잘 숙성된 지혜를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일이 많았더라면, 이런 말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거다. 아마도 겉모습만 어른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테니.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숙한 어른의 자격은 시간이 지난다고 공짜로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성실히 가꾼 사람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숙한 어른의 자격은 무엇일까. 책임감, 감정 조절, 공감, 겸손, 인내, 소통, 자기 관리 같은 것 아닐까.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인식하고 적절히 표현할 줄 알며 부정적인 감정을 멀리하는 '감정 조절'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최대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려는 '공감'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는 마음가짐의 '겸손'

즉각적인 욕망을 추구하지 않고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며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인내'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할 줄 알고, 상대방의 의견은 존중할 줄 아는 태도를 가지는 '소통'

몸을 보살피고 마음을 관리할 줄 아는 '자기 관리'


작년 말, 2024년에는 진정한 어른이 되어 보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웠었다. 그래서 위에서 이야기한 자격들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올해의 시간이 이상이나 지난 지금, 여전히 성숙한 어른이 되는 일은 힘들고 버겁기만 하다.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싶다. 평정심을 유지하며 잔잔한 물결처럼 나의 자아를 다스릴 수 있는 것. 그럼으로써 외부 자극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감정과 기분이 나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이것에서부터 시작해 넓은 시야와 지혜로운 판단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아도 방향성을 잃지 않으며 천천히 나아가보려 한다. 성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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