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선택하는 자유

인생이라는 가면무도회에서 진실과 마주하기

by Ryan Choi

프란츠 카프카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이 가면무도회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내 진짜 얼굴을 드러낸 채 참석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이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본질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가면 쓰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그것이 생존의 기술이라 믿게 되었다.


직장에서, 각종 모임과 만남에서, 심지어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도 우리는 진짜 얼굴 대신 상황에 맞는 가면을 골라 쓴다.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회사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실은 자신의 속내를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고 거창한 명분을 끌어온다는 점이다. 그들은 타인을 핑계 삼아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포장한다. 특히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그 가면은 더 정교해진다.


차라리 솔직하게 "이것이 내 이익이고, 내 선택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이었을 텐데. 나는 그동안 그런 사람들의 계산된 거짓말과 위선 앞에서 지쳤었다. 그래서 오랜 기간 동안 가면 쓴 사람들을 혐오했다. 진실만이 가치 있다고 믿었다.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것은 비겁한 삶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솔직함이 항상 선은 아니라는 것을. 내 머릿속에 있던 말들을 뱉지 않은 것이 참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졌다. 진실을 말했다면 관계는 깨졌을 것이고, 나는 더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이 때론 상대방에게 폭력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을 낱낱이 드러내어 약점을 잡힐 이유는 더더욱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가면은 악인가, 선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떤 가면이냐'에 달려 있다. 타인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가면은 위선이다. 하지만 나 스스로를 지키고, 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가면은 능숙한 사회적 지혜로움이다. 진짜 문제는 가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가면을 쓰는 이유와 방식이다.


가면을 벗고 진짜 얼굴로 살 것인가, 아니면 계속 가면 뒤에 숨어 안전하게 살 것인가. 나는 이제 이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다. 다시 질문하자면, 그 질문은 '가면을 쓰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그 가면을 쓰게 하였느냐'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타인의 강요나 사회적 압력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해야 하는 것. 그래야 비로소 그 선택에 책임질 수 있고,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가면을 혐오하지 않는다. 다만 그 가면 뒤에서도 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위선적인 가면이라도 나 본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그것이 크게 나쁜 의도가 없다면, 그것은 충분히 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도구가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진정 나의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가면 너머 여전히 내 진짜 얼굴이 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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