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휴식,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왼쪽 무릎에 통증이 찾아온 것은 어느 화요일 아침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찾아왔다'기보단 '거기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내가 눈치채지 못했던 것처럼, 무릎은 조용히, 그러나 확고하게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었다.
피 검사, 그리고 여러 가지 검사들. 염증 수치가 좀 높게 나왔고, 관절에 염증이 생긴 것 같다는 진단이었다. 굵은 주사 바늘로 항생제 주사를 맞았다. 무릎에서 물도 뺐다. 담당 의사는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거 몸이 경고를 보내는 겁니다. 이번 기회에 좀 쉬시고 건강 관리 잘하세요."
결과적으로 나는 주말을 포함해서 총 5일이나 쉬게 되었다. 쉬면서 가벼운 책을 읽어보려고 했다. 정확히 어떤 책을 읽으려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손은 몇 달 전부터 읽으려고 했던 에세이 책 하나를 집어 들었다. 처음엔 그냥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이 책을 몇 달간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던 어느 주일, 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바로 이 책을 소개하시는 것이 아닌가. 우연치고는 뭔가 이상했다. 읽어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이번에 쉬는 김에 이 책을 읽어 보았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찌릿하고 시큰거렸던 무릎 통증도 조금씩 사라져 갔다.
5일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평소라면 무심코 지나쳤을 창밖 풍경이 달리 보였고, 시계 초침 소리가 들렸고, 커피 향이 더 진하게 느껴졌다. 멈춰 있다는 것, 아니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상하게도 세상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마치 오랫동안 달려온 기차에서 내려 처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듯했다.
나는 책장을 넘기면서 몸이 보내는 경고라는 말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는 대개 무언가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기다린다. 무릎이, 마음이, 관계가. 그러나 몸은 우리보다 정직하다. 한계를 알고, 때로는 우리를 강제로 멈추게 한다. 지금 내 무릎처럼 말이다. 아마도 이것이 삶이 우리를 가르치는 방식일 것이다.
그리고 6일째 되는 오늘,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무릎은 완전히 낫지 않았지만, 이제 걸을 수는 있었다. 다만 이제는 알고 있다. 언젠가 또다시 몸이 경고를 보낼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때 나는, 아마도 조금 더 빨리 귀 기울일 것이라는 것을. 무릎도 여전히 나의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거다.
나는 다시금 지난 5일의 시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생각한다. 어쩌면 내게 필요했던 건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적절한 순간의 멈춤이 아닐까 하고.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면, 나는 그 책을 읽지 못했을 것이고, 일상의 순간들을 놓쳤을 것이다. 때로 삶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가르친다.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삶을 걷고 있다.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주의 깊게. 왼쪽 무릎은 가끔 무언가를 상기시키려는 듯 미세하게 욱신거린다. 그 고통을 느끼며 생각한다. 괜찮다, 이제는 너의 신호를 듣고 있다고, 들을 수 있다고. 쉬는 동안 읽었던 책의 제목처럼, 모든 걸음에는 정말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