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 개인주의자 그리고 회사원

조준호, 김경일 저 | 저녁달

by Ryan Choi
(17~18p)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원만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기도 하고 불가능합니다. 우호성의 수준은 적정하게 유지하되 개방성은 더 높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더욱 확장적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연결성을 확보하며 통찰력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중략) 외향성이냐 내향성이냐가 아니라 높은 개방성과 적정한 수준의 원만성이 자신의 성과를 담보하는 열쇠입니다."


책 ≪내향인 개인주의자 그리고 회사원≫에서 본 글귀다. 사회생활을 할 때는 외향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내향성과 외향성이라는 기질의 구분보다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열린 마음을 의미하는 '개방성'과 타인과 원만하게 지내려는 '우호성'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두 가지 요소 중에서도 우호성이 높은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개방성 있는 태도가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주변에서 찾아보면 우호성 높은 사람은 많다. 우호성은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려는 경향성을 말하는데, 이들은 다른 사람과 원만하게 지내려는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크다. 지나치게 남을 믿거나, 모두 다 잘 지내려다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한편 개방성은 내가 틀렸다는 사실이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 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말하는데, 남의 생각을 진심으로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이 책은 조준호 前 (주)LG 대표이사와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가 공저한 책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내향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이 자신의 성격에 맞게 사회생활을 하며 성과를 이뤄내는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조준호 님은 처세보다는 실력을 키우고, 성과로 스스로를 증명하며, 세상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에게 맞는 삶의 원칙과 일에 대한 태도를 고수하여 '최연소', '초고속'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직장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 지위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저자가 고수했던 직장생활에서의 태도들과 그것들을 지켜내기 위해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따라가 보며 '자기다움을 지키며 일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일지를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내향적인 개인주의자가 조직에서 성장해 나가는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통쾌함까지도 느꼈다. 서두에 적힌, 내향적인 성격이기에 우호성은 낮을 수 있지만 개방성을 갖추어 성장과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인간 유형이 바로 이 저자였음도 책을 덮으며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개인주의자이지만 회사의 목표와 전체의 성과를 먼저 생각하고, 내향적이지만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생산성을 높이는 리더가 참된 리더의 유형으로 재평가받아야 하는 시기이다. 원칙만 따지는 깐깐한 사람은 세상 속 기준에 맞추지 못해 성공할 수 없고, 조용히 일만 하는 사람은 크게 되지 못한다는 외향성 지향의 편견들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자기다움을 지키는 삶'이 결코 이기적이고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성장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삶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이 책에는 자신만의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실력을 키우며 바르고 곧은길로 가려고 애썼던 저자의 노력들이 가득 담겨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이나 사회가 요구하는 획일적인 모습에 자신을 맞추려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자신의 본래 성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개방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자신만의 길에서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증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추구하는 삶이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내향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도 조직 안에서 강점이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한 삶이야말로 의미 있는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나와 비슷하게, 나만의 방식을 유지하며 일을 잘 해내고 싶은데 답답함을 느끼고 있거나, 세상 속 기준과 가치에 휘둘리며 어떻게 처세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허황된 조언보다는 진짜 삶을 경험한 선배의 길이 훨씬 더 도움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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