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심'의 진정한 의미

이기심은 나를 위한 다정함이다.

by Ryan Choi

'이기심'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 생각하는 차갑고 날 선 느낌. 하지만 이기심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할 때는 상대방을 진정으로 배려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이기적인 선택이 오히려 나를 지키는 최선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기심은 단순히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긴 호흡으로 보면, 내 욕구가 먼저 채워질 때 비로소 타인에게 관대해질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이 채워지지 않으면 아무리 애를 써도 진정한 이타심을 발휘하기 어렵다. 우선 나의 내면이 단단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조용한 과정들이 결국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로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이기심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나를 지키면서도 타인과의 조화를 고민하는 균형 감각 말이다. 무조건적인 희생도, 무분별한 이기심도 우리가 찾는 정답은 아니다. 건강한 경계선을 세우고 내 필요를 인정하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그렇게 균형 잡힌 건강한 이기심만이 나와 세상 모두를 위한 지혜로운 선택이 된다.


며칠 전, 이해인 님의 책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를 펼쳐 보다가 한 문장에 시선이 머물렀다.


이기심은 나를 위한 다정함이다.


저자는 말한다. 남을 위해 무조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남도 지킬 수 있다고.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다정한 사람이 되려면, 그 안에는 건강한 이기심이 필요하다고. 자기 자신에게 진심인 사람만이 타인에게도 결국 진심이 될 수 있다는 그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위한 다정함부터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그런 뜻이 아닐는지.


그렇다. 이기심을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기심은 나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내 필요를 인정하는 것, 그것에서부터 건강한 관계가 싹튼다. 그리고 그것이 타인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이기심을 죄책감이 아닌, '나를 위한 다정함'으로 먼저 받아들일 수 있다면, 세상과 좀 더 조화롭게 연결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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