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게 참 궁극의 결론이긴 하네요.
아침에 17년 간 함께 살아온 고양이가 갑자기 떠났습니다.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평생 안 아프다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져 그렇게 떠나나 보다 했던 녀석이 기적처럼 회복한 뒤 6개월 만의 이별입니다.
아침에 간식도 한 번 더 달라그래 줬는데 곧이어 호흡 곤란으로 몸을 비틀더니 그렇게 서서히 떠났습니다. 언젠가 올 거라 예상했던 이별이었는데 마주한 죽음 앞에서는 더 이상의 감정 전달도, 아쉬움의 말도, 머릿속 추억도 다 전할 수 없음을 실감합니다.
심장마비로 떠나는 게 소원이라는 한 친척 형님의 바램처럼 그렇게 녀석은 나름 괜찮은 죽음을 맞이한 듯합니다.
요즘 들어 계속 돈과 영향력, 그리고 가족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매일 하곤 합니다. 부모님과의 매일도 늘 감사하다는 생각도 상기하면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면 사소한 일로 갈등도 생기기도 하고요.
우리 집 고양이는 어렸을 때 유기묘인 엄마에게서 경기도 광주에서 데려왔었습니다. 면역력이 워낙 약해져 있는 상태였기에 과장 조금 보태서 서울 및 경기도 지역 전체의 동물병원에 차로 운전해 데리고 가 치료를 시도했으나 잘 낫지 않아 고생했던 녀석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방으로 치료를 위해 데리고 다녔던 제가 마지막 화장터에도 떠나보내려 왔습니다.
죽음은 살아있는, 남은 존재들에게 어떤 것도 허락지 않네요. 몸이 굳어가는 그 순간에 저는 칼럼 원고 마감 시간에 맞춰 원고를 보내야 한다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순간 가족이 뭔지, 살아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더 열심히 살고, 더 강해지고, 더 많은 가족을 만나야겠다는 다짐으로 이 글의 결론을 맺고자 합니다. 물론 당장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두렵습니다만 저희 가족은 녀석에게 늘 최선을 다해 사랑해 주고 아껴줬다 생각합니다. 그러니 후회 없이, 이별은 빠르게 조용히 하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오늘 모두들 옆에 당연하듯 머물러 주는 분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인사 전하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