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zing Tech Investments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했다. 다행히 총알은 귀를 스치며 지나가 암살 시도는 미수에 그쳤고, 그 상황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귀에서 피를 흘리며 관중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직후 메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 제한을 해제했고, 일론 머스크는 X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과 비교해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더욱 높아진 듯하다.
관련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MS, 구글, 메타, Open AI, 애플이 참전한 AI 레이스에 미칠 정책적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정책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의 첫 임기 동안의 접근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9년 2월, 트럼프는 ‘아메리카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AI 연구 개발에 대한 연방 정부의 투자를 촉진했다. 이는 미국의 AI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노력이었지만, 동시에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특징인 강한 국가주의와 보호무역주의 성향은 미국 AI 기업들을 중심으로 하는 경쟁력 강화와 국익 보호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예상케 한다. 이는 미국 기업들에게 단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글로벌 AI 생태계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의 강력한 행정 명령 사용 경향도 AI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5월, 그는 연방 기관의 AI 규제 원칙을 제시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AI 정책의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충분한 논의와 검토 없이 정책이 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포함한다. 국제 관계 측면에서, 특히 중국과의 AI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시작된 무역 갈등과 기술 제재가 AI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글로벌 AI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 AI 레이스로 표현 가능한 현재 및 앞으로의 과도한 경쟁이 과연 최선의 전략일지 질문이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게임 이론의 기본 개념인 ‘죄수의 딜레마’는 1950년 수학자 메릴 플러드에 의해 제시되었고 이후 앨버트 W. 터커가 대중화시킨 개념이다. 두 명의 죄수가 상대방의 선택을 모른 채 협조(침묵 유지) 할 것인지 아니면 자백할 것인지 독립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는 크게 3가지다. 둘 다 침묵을 선택해 각자 가벼운 형을 받거나 둘 중의 한 명만 자백해 공범만 중형을 받거나 둘 다 자백해 각자 일반적인 형량을 받는 경우들이다. 이 실험이 주는 흥미로운 교훈은 상호 간 협력이 아닌 둘 중 한 명만 자백해 혼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적 선택’이 단기적인 시스템적 균형이자 장기적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AI 기업들 간의 경쟁도 죄수의 딜레마와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자사의 기술을 독점하고 경쟁사를 앞서 나가는 것이 이득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공유와 협력이 산업 전체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추구하는 AI 관련 정책 및 규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죄수의 딜레마에서 언급된 ‘시간’ 차원을 고려한 협력이 최선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관련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상호운용성 강화, 폐쇄적 생태계보다는 사용자들이 다양한 플랫폼 간에 데이터를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공통 표준 및 윤리 지침 수립, 인터넷 초기의 HTTP, DNS 등의 공통 프로토콜 개발처럼, AI 기업들도 공동으로 기술 표준과 윤리 지침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장기적 관점의 전략 수립, 단기적 이익보다는 사용자와 기업 간의 장기적 신뢰 관계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글로벌 협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자국 산업 보호와 글로벌 협력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술 발전의 혜택이 전 세계적으로 공유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