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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울 령 Feb 11. 2022

정말 뉴스를 보는 걸까?

새벽 3시,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실시간 정치 뉴스를 보면 댓글창이 한가득이다. 신기한 건 댓글들이 2분 단위로 올라온다는 점이다. 내용은 모두 맨 정신에 단 듯 보였다. 이 시간까지 양 진영 지지자들끼리 싸우나 싶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양 진영 지지자들 모두 마치 허공에 대고 말하듯 의견만 게시하고 있었다.


정말 사람들은 이렇게 열심히, 능동적으로 뉴스를 보는 걸까? 실제로 매주 평균 하루에 1~2개씩은 발표되는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언론의 논조대로 출렁거린다. 특정 정치인이 20대가 좋아할 만한(?) 공약을 발표하고 유튜브로 유세를 하자 20대 지지율이 오른다. 별로 언론 노출이 되지 않았던 제3당 후보는 갑자기 언론에서 부상론을 띄우니까 여론조사에서 10% 넘는 지지율이 나온다. 제1야당 내부 갈등이 극심할 땐 해당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화해하니 다시 회복한다. TV토론 후 별거 아니라는 언론의 논평이 쏟아졌는데, 이후 나온 여론조사들 역시 정말 별거 아니었다는 듯 양당 후보 모두 오차 범위 내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연구 조사는 다른 결과를 말해준다. <2021 소셜미디어 인식 조사>에서 인터넷 포털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7%, 소셜미디어를 신뢰한다는 비율은 16.6%였다. 게다가 응답자의 70% 이상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포털에서 허위 정보가 확산된다고 봤다. 또한 2021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저널리즘 콘텐츠 이용과 특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 중에서는 2.8%의 응답자만이 뉴스 콘텐츠를 선택했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 유형 3개'를 선택한 결과에서는 15.7%의 응답자가 뉴스 콘텐츠를 포함해 선택했다. 연구자는 "뉴스 콘텐츠의 선호도는 전체 유튜브 콘텐츠 차원에서 보면 마이너 한 콘텐츠"라고 봤다.


신뢰하지 않으나 의제 설정에는 의견을 따른다... 아직도 언론의 권위가 그만큼 높은 것일까? 그런데 지지율도 여론조사고, 연구 조사도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다. 어떤 여론조사가 진실일까?


허버트 마샬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시지이다'라고 말하며 미디어는 현실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미디어가 비추는 대로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일방향 통신 미디어 시절에 나온 것이다. '자주 보나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높은 여론조사'는 그의 주장과 대치된다. 그런데 '언론 평가에 맞춰 움직이는 여론조사'는 그의 주장에 부합한다.


2019년 우리나라는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었다. 당시 서초동 집회는 기성 언론이 주도한 것이 아니었다. 2020년 총선 당시 기성 언론의 논조는 지금처럼 여당 우호적이지 않았으나 결과는 압도적인 여당 승리였다. 반면 2021년 재보궐은 이전보단 평평한 언론 지형에서 치러졌으나 압도적으로 야당이 승리했다. 이번에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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