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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현욱 May 20. 2019

가속 학습 가이드.

Accelerated Learning Guide.

지금 우리가 겪는 시대를 표현하는 키워드는, ‘빠른 변화’ 일 것이다. 기술의 기하급수적 성장으로 인해 모든 환경이 빠르게 변화한다. 미디어가, 사람과 사람이 의사소통하는 방법이 변화한다.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변화한다.


낡은 세상은 공교육에 잔존한다. 근대성으로 통칭되는,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의 교육. 이 체제에는 암묵적인 가정이 있다. 유년기와 청년기에 중요 지식을 모두 학습해 놓으면, 평생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현재 그러한 지능의 형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자동화로 쉽게 대체될 수 있다.


이때,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주어진 일은 항상 새로운 능력을 필요로 한다. 학습의 효율성은 능력의 크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 배움의 속도는 새로운 시대, 가장 중요한 능력의 지표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재미있다. 우리의 신체는 생존과 가장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정보에 흥미를 느끼도록 디자인되어있다. 학습에 느끼는 재미는 학습의 대상이 중요하다는 뜻이며, 학습의 경과가 순조롭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만약 재미가 없다면,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을 억지로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학습에 대한 막연한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이는 근대적 공교육이 남겨놓은 부산물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 근대의 교육은 누군가가 이미 정의한 텍스트 기반의 선형적인 지식을 주입하고 평가한다. 근대의 교육은 성장기의 자발적인 호기심이라는, 인간이 지닌 가장 자연적이며 강력한 학습의 동력을 억압한다. 이러한 성장기의 경험으로 인해, 학습에 대한 반응이 피로감으로 조건화되어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최대한 빠르게 극복할수록 유리할 것이다.


단언컨대, 단단히 쌓여가는 발전적 학습만큼 깊은 재미와 만족을 주는 것은 흔치 않다. 이러한 참된 학습에서 느껴지는 깊은 재미는 발전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일 것이다.



가속된 학습을 위한 체크리스트.


어린아이는 빠르게 배운다. 하지만 적절한 학습의 기술을 체득한 성인은 어린아이보다도 더 빠르게 배울 수 있다! 어린아이는 신경의 폭발적인 성장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성인에게는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숙달된 지능이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학습할 대상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능력. 

학습의 대상을 패턴화하고 과정을 체계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능력. 

학습의 경과를 스스로 판단하고, 가장 빠른 학습을 가져오는 학습의 형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 

빠른 학습을 불러오는 핵심적인 능력들이다.


이러한 능력은 습득 가능하며, 사용할수록 점점 발달된다. 즉, 학습을 학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몇 번 빠른 학습을 경험해보고 나면, 효율적 학습능력은 본능처럼 숙달되어, 다른 모든 분야의 학습능력으로 전이된다.


모든 분야와 형태의 학습에 적용되는 요점들이 있다. 효과적인 학습자들은 이러한 학습의 요소들을 자기도 모르게 체화하고 있을 것이다. 더 자세히 알아보자.


먼저, 명확한 목적의 설정이 첫 단추이다. 어떤 것을, 어떠한 수준으로 해내고 싶은지. 명확한 목적이 생기기 전까지는 급속도의 학습이 발생하지 않는다. 달성하고자 하는 결과치, 수준에 대한 현실적이고 명확한 설정.


목표로 설정된 학습의 대상을 분해해서,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들을 우선순위로 두는. 학습대상의 분해와 패턴화. 학습 효율의 핵심이다. 어떤 분야이던지,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가 있다. ’80/20 법칙’이 적용되는 분야이다. 언어의 경우 기본적인 문법. 악기 연주의 경우 기본적인 운지법. 명확한 목적은 그 목적에 걸맞은 주요 기술을 산출하는 지표가 된다.


어떤 학습의 대상이던지, 암기와 반복연습을 건너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어떤 요소들은 먼저 외우고, 먼저 몸에 익혀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기본적 단어와 문법, 기본적인 음계와 운지법. 더이상 쪼갤 수 없는 학습의 알갱이. 기본적 구성요소. 더 나아가, 반복을 통해 익숙해지기 시작한 기본적 구성요소를 전체적인 맥락에 적용해보고 응용해보는 점진적인 시도는 기본적 기술의 숙달에도, 전체적인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준다.


목적으로 설정한 학습의 결과를 지속적으로 상기할 수 있는, 혹은 그 결과가 요구되는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은 학습에 큰 동기감을 준다. 동기감은 학습의 가장 큰 에너지이다. 언어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외국인 이성친구를 만드는 것이라는 속설이 있다. 바로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강한 동기, 잦은 연습만큼 학습을 가속시키는 것이 없는 것이다. 학습의 결과가 주는 이점에 대한 체감이 클수록, 두뇌는 학습과 신경 형성에 더 큰 에너지를 투입한다. 걷다가도 생각나고, 자다가도 생각나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이 즈음이 되면, 학습의 성공은 시간문제다.


즉각적인 피드백은 학습에 큰 도움을 준다. 스스로 자신의 발전단계를 판단할 수 있는 테스트를 적재적소에 도입할 수도 있다. 선생님이나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스스로의 수행능력을 녹음, 녹화를 통해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언제나 가장 큰 발달을 가져오는 학습의 난이도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자. 이미 숙달된 것을 병렬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학습과제의 너무 난이도가 높으면, 학습은 불안과 스트레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 구성요소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 채 겉모습만을 모방하게 될 가능성 또한 있다. 도전적인 흥미가 생기는 한편, 이미 숙달한 기술/지식과 연결되는, 소화해낼 수 있는 수준의 학습과제를 설정해 순차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최적의 학습과제를 분별하는 능력은 점차 발달한다. 학습의 보람과 보상감도 점차 커져간다.


최적의 학습 자극.


효과가 있는 최저의 복용량(Minimum Effective Dose). 약을 복용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예를 들어보자. 50mg의 복용은 90%의 효과가 있다. 200mg의 복용은 100%의 효과가 있다. 400mg의 복용은 105%의 효과가 있으나, 원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러한 경우 적절한 복용량은 50mg~200mg 사이일 것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50mg의 복용량이 최적일 수도 있다. 효과 또한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다.


이는 학습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매일 30분의 학습이 90%의 효과를 가져오는 반면, 2시간의 학습이 100%의 효과를, 이보다 더한 시간의 투자는 아주 약간의 차이를 가져올 뿐이라면? 모두에게 시간은 한정적인 자원이다. 특히 직업이 있는 경우라면 시간의 제약은 더 클 것이다. 이때, 최단시간의 투자로 최적의 발달이 발생하는 학습 자극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반복되는 학습, 연습을 태엽을 감아두는 행동에 비견해 여기는 것이 큰 발전을 불러왔다. 태엽에는 끝까지 감기는 최적의 지점이 있다. 더 감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태엽을 감는 행동은 바로, 두뇌의 신경을 동원하고 연결해보는 것이다. 능동적인 되새김(Active Recall)이 바로 그러한, 숙달을 불러오는 유효한 자극이다.


이러한 능동적인 되새김. 연습의 빈도는 신경 형성의 유효한 촉발 신호로 작용한다. 하루에 두 번 학습하고자 하는 내용을 되짚어보며 간결하게 학습하는 것이, 일과시간의 대부분을 연습에 투자하는 것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능동적인 되새김을 통해 촉발된 신경의 연결은, 숙면의 과정에서 단단하고 영속적인 신경세포로 형성된다. 노력을 들여도 해낼 수 없었던 것을, 자동적인 효율성으로 해낼 수 있게 되는 발달. 이러한 발달은 신경세포의 형성과 성장을 통해 발생한다. 숙면은 이 작업이 발생하는 시간이다. (촉발*빈도)숙면=성장. 이것을 기억하자.


또한, 신경세포에 쓰일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두뇌의 구성성분인 오메가-3, 포화지방, 인지질, 콜레스테롤 등의 지방질이 바로 그 직접적인 재료들이다.


두뇌의 원료.


몰입의 힘과 끝없는 가능성.


미국의 특수부대 네이비 실은 고도로 정교화된 훈련 프로그램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빠른 학습, 고도의 숙달은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이다.


한 훈련의 결과는 이목을 끈다. 처음 접하는 외국어를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학습하는 것에 불과 6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 물론 최적의 교육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결합된 첨단 심리학, 테크놀로지는 학습의 효율을 몇 배로 상승시키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그 중심에는 고도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플로우 해킹이 있었다. 플로우를 촉발하기 위해, 자성을 통해 몰입을 방해하는 두뇌회로의 활동을 멈추는 기술(TMS :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뇌파 측정을 통해 최적의 몰입의 상태를 훈련하는 기술(EEG Neurofeedback) 등, 가능한 수단과 방법이 총동원되었다. 하지만, 굳이 이러한 기술적인 접근 없더라도 누구나 플로우를 훈련할 수 있도록 그 원리가 밝혀져있다.


플로우 해킹.

뉴로해킹 디바이스.


집중을 도와주는 약성을 지닌 물질도 다양하다. 신경 형성을 가속하고 확대하는 약성의 물질도 다양하다. 이처럼 두뇌기능을 확장하는 물질들을 누트로픽이라 부른다. 현재 누구나 이점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선구적이고 열성적인 실험자들에 의해 실천과 효과가 실험되고 검증되었다.


누트로픽 기초 가이드.


이러한 예들에서 살펴볼 수 있듯, 학습의 효율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킬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학습에 대한 새로운 이해, 기술과 약학, 영양학의 발달은 이미 능동적인 사람들에게 막대한 이점을 주는 중이다. 이 새로운 가능성은 커다란 조류가 되어갈 기미가 보인다. 한층 더 최적화된 두뇌를 지니는 것이 경쟁력의 주요 요소가 되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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