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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Jan 29. 2022

저질체력, 근력거지.. 나야 나!

다이어트 노노, 40대의 운동은 '살기 위해' 합니다.

40대가 된 이후에 코로나를 겪으며 얻은 큰 깨달음이 있다. 그동안 내가 건강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었던 이유의 8할은 학교와 회사를 다녔던 덕분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원래 선천적으로 매우 게으르고, 집에만 있으면 바로 폐인이 될 상인데, 그나마 학교와 회사를 나가느라 억지로 몸을 일으켜 씻고 움직이며 그럴듯한 정상인 롤플레이를 해왔던 것이었다고...


출퇴근을 하느라 매일 지하철 역까지 (늦을까봐 빠르게) 걷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지하철에서 서 있고, 화장실 가거나 프린트 가지러 가느라 왔다갔다 하고... 이러면서 알게 모르게 엄청나게 움직이며 칼로리를 소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내가 원래 부지런하고,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인 줄 알았다. 출근하느라 매일 아침 일찍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는 것도 굉장히 부지런 떨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야말로 살이 찔 틈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그리고 재택 근무를 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살이 찌기 시작했다. 불어난 몸무게도 문제지만 허리와 어깨 통증이 늘어나고, 배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운동에 대한 글은 예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나는 언제나 싫증을 잘 느끼는 성격답게 여러 운동을 바꿔가며 해왔다. 도저히 스스로 운동할 것 같지가 않아서 비싼 돈을 주고 개인 PT도 여러 번 받았었다. 받을 때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때 뿐이었다. 비싼 개인 PT와 필라테스를 언제까지나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객관적으로 내 몸 상태에 대해 알 수 있고 운동법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공통적으로 받은 피드백은 '근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체중 감량보다는 '근력'을 키워서 체력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주로 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미혼이라 근력의 필요성에 대해 잘 와닿지 않았었는데,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다보니 근력은 곧 육아의 질에 직결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엄마인 내가 평정심과 인내심을 유지하고, 아이와 신나게 놀아줄 수 있으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체력이 고갈되면 쉽게 화가 나고 지쳐버린다. 마음과 의욕은 넘쳐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의 그 무력감과 답답함이 너무 힘들었다. 자기 효능감이 나날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그나마 내가 가장 싫증을 덜 느끼고 오래할 수 있었던 두 가지 운동을 택해서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바로 '요가'와 '걷기' 운동이다. 


일단 요가는 대학생 때, 동네에서 엄마와 같이 처음 해보았던 기억이 난다.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도대체 이 정도의 동작이 무슨 운동이 될까 싶었다. 지금보다 10키로 넘게 몸무게가 덜 나가고, 근력도 더 좋았던 때였다. 


하지만 40대에 다시 해본 요가는 완전히 달랐다. 그때 '이게 무슨 운동이 돼' 라고 생각하며 쉽게 하던 자세가 전혀 되지 않는 것이었다. 힘이 딸려서 몸은 부들부들 떨려왔고, 처음에는 일주일에 세 번 가기도 벅차서 돈은 아깝지만 두 번만 참석하기도 했다.


선생님은 내 상태가 '총체적 난관'이라고 표현하셨다. 예전에 헬스 PT 받을 때에도 트레이너로부터, "지금 체중 감량이 문제가 아니라 재활 운동이 필요한 몸이세요." 라고 들었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흔히 요가가 정적이고 지루한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꽤 근력과 집중력을 요하는 힘든 운동이다. 나처럼 기본 체력과 근력이 너무 없는 사람보다는, 어느 정도 체력이 되는 사람에게 더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요가를 꾸준히 재밌게 하고 있는 이유는, 나에게 너무나 잘 맞는 운동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일단 나처럼 직업상 컴퓨터를 오래 하고 자세가 좋지 않은 사람, 순환이 잘 안되어 잘 붓는 사람, 근력이 부족한 사람, 유연성이 제로인 사람, 조용하고 빠르지 않은 페이스의 운동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요가를 강력 추천한다. 나는 요가의 덕을 매일 보고 있다. 


그리고 요가와 더불어 '걷기' 운동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그나마 예전부터 질리지 않고 해온 것이 '걷기' 운동이다. 매일 30분~40분 정도 걷는데, 나는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요즘처럼 쨍하게 맑은 겨울날 아침에 걷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겨울 특유의 건조하고 서걱서걱한 공기 냄새와 산뜻한 햇볕의 감촉, 짙은 푸른색의 하늘, 그리고 청량한 공기가 너무나 좋다. 


만약 이게 운동이라고 생각했으면 하기 싫었을 것이다. 나에게 걷기는 운동이라기 보다는 '명상'이자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에 가깝다. 스트레스가 풀리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아무리 힘든 날이었어도, 스트레스 받은 일이 있었어도, 한동안 걷고 나면 다시 온전한 나 자신으로 돌아온다. 


걷기 운동을 통해 몸무게도 4kg 정도 감량했다. 앞으로 3kg만 더 감량할 생각이다. 살을 빼고 나니 집중력이 더 높아지고, 확실히 피곤함이 덜하다. 예전에는 몸무게에 집착했는데, 지금은 근력과 체력을 늘리는 목적에 더 집중하고 있다. 


나는 52kg에서 시작하여 82kg(만삭 때 몸무게)까지 쪄본 사람으로서, 몸무게의 무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소위 외적으로 가장 옷발이 잘 산다는 '미용' 몸무게일 때는, 겉보기에는 날씬하고 좋았을지언정 감기와 몸살이 잦은 편이었다. 희안하게 몇 킬로 찌우고나니 오히려 체력이 더 좋아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너무 마르거나 날씬한 몸무게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 


한동안 '다시 사회로 복귀하겠어!' 라는 파이팅만으로 너무 무리했더니 바로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예전처럼 하루 이틀 푹 쉬는걸로는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고질병이었던 어깨와 허리 통증에 더해 손목과 팔목까지 아파왔다. 아 맞다, 나 40대였지... 


일단 내가 건강해야 그 다음도 있다. 새로 시작한 일, 내가 이루고 싶은 꿈, 해야할 일도 아직 너무나 많다. 더군다나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아기새처럼 밥을 기다리는 어린 아이의 '엄마'로서 맘대로 아플 여유도 없다. 


매일 아침 걸을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이렇게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아무리 입으로 나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우리 몸은 그걸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운동은 나 자신에게 보내는 가장 강력한 '러브레터'이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몸으로부터 정직하고 기분 좋은 답장을 받는다. 단 한 번도 답장을 받지 못한 적은 없다. 이 맛에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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