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메인 요리 가격 낮추고 추가 요리서 만회로 싸다는 인식 심어
베트남에서 가장 쉽게 만나는 음식은 쌀국수 ‘퍼(Pho)'다. 한국에서는 특별한 음식으로 대접을 받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길에 널린 것이 쌀국수 집이다. 길가 노점에서도 팔고, 심지어 구멍가게에서도 판다. 그래서 가격도 싸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좀 큰 가게는 4000원대도 있지만, 대게 2500원에서 3000원 수준이다. 물론 더 싼 곳도 있다, 서민들이 찾는 노점은 1000원대도 있다. 지역별로도 가격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하노이가 호찌민보다 조금 저렴하고, 다낭·후에 등은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까닭에 거의 호찌민 수준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달랏 등 관광지는 상대적으로 싸다(요즘은 한국인들이 많아 찾으면서 가격도 무척 올랐다).
쌀국수는 소꼬리와 갈비, 계피, 향료 등을 함께 넣고 오랫동안 육스를 우려낸다. 그리고 숙주·라임·양파·고기·고수·칠리 고추 등을 넣어서 먹는 음식이다. 쌀국수에 쇠고기를 얹으면 포보, 닭고기를 얹으면 포가라고 부른다. 소화가 잘되고 영양이 풍부해 베트남인들이 주로 아침 식사로 먹는다. 재료나 육수에 따라 또 지역마다 다양한 종류와 특색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하노이를 대표하는 쌀국수로 알려진 분짜는 육수에 쌀국수를 조금씩 넣고 야채와 고기와 함께 쌈을 싸서 먹는다. 향도 적당하고 부드러운 고기 맛도 느낄 수 있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베트남에 오는 많은 이들은 다양한 종류의 쌀국수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마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의 지론은 쌀국수 가격이 이곳 경제수준에 비해 절대 싸지 않다는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 단지 쌀국수만 먹고 나온다면 싼 것이 맞다. 하지만 베트남 식당은 절대 쌀국수만 먹고 나올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한다. 일단 앉으면 물부터 가져다주는 한국 식당과는 달리, 물조차 사먹어야 한다.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음료라도 마셔야 한다. 그 가격은 대략 베트남 돈으로 2만~3만동. 한국 돈으로 1000원 이상에서 1500원 정도다. 여기에 물 티슈도 돈을 받는다. 우리 돈으로 100원 이상이다.
양도 넉넉한 편이 아니다. 소식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라지(Large)형으로 주문해야 한다. 조금 더 먹는 이라면 추가 음식을 주문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예 빵을 식탁 위에 둬서, 육수에 찍어 먹을 수 있도록 해 놓기도 한다. 당연히 공짜는 아니다. 튀김 요리인 짜조(Cha Gio), 월남쌈이라고 알려진 고이꾸온(Goi Cuon) 등도 자주 함께 먹는 음식이다. 가격은 쌀국수 작은 양과 비슷한 정도다.
쌀국수 집뿐만 아니라 베트남 식당의 상술은 대단하다. 일단 저렴한 가격의 요리가 가득하다. 중국 그리고 태국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달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외국인의 입맛에도 맞다. 그런 이유로 식당을 찾는 관광객들은 그 각가지 요리에 유혹된다. 가격도 싸고 다양하다는 베트남 식당의 기본 상술에 유혹되는 순간이다. 이것저것 음식을 주문한다. 그렇지만 음식이 나오는 순간, 결코 그 양이 많지 않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경우에 따라선 추가 주문도 필요한 경우도 많다. 여기에 맥주나 소주 한잔을 곁들인다면, 3~4명 기준으로 우리 돈 6~7만 원 이상이다. 사실 한국에서 먹는 것 보다는 쌀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 수준과 소득 수준을 비교한다면, 이곳의 물가는 결코 관광객들에게 싼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싸게 느끼게 만든다. 내가 놀라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베트남은 관광객에게 저렴하게 관광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그 이유는 무얼까. 나는 메인 요리를 싼 가격에 내어 놓고, 다른 음식을 추가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대다수 외국의 식당처럼 소스가 곁들여 지지만, 한 가지 가격에 음식 한 가지가 기본이다. 우리처럼 밥에 다양한 반찬이 곁들여 지는 음식은 거의 없다. 다른 음식을 먹으려면 반드시 주문을 해야 한다. 비용의 추가는 감수하면서. 그것이 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이것이 바로 판매 전략이다. 이들의 상술이다.
베트남을 보면서 예전에 우리가 일본을 ‘경제적 동물’이라고 불렀던 때가 생각난다. 경제 성장이 필요한 베트남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절대 그냥 두지 않는다. 거리에 공간은 광고판으로 철저히 활용하고, 우리는 산 아래 폭포가 있으면 걸어서 내려갔다 걸어서 올라오도록 하지만, 이들은 레일바이크를 설치해 수입을 올린다. 마사지 업소, 식당, 이발소, 미용실 등 소규모 업소조차 무한 경쟁을 벌인다. 철저한 상술에 물론 단지 가격만이 아닌 질 좋은 서비스가 더해진다. 이런 것들은 궁극적으로 관광객들을 모으는데 도움이 된다.
베트남이 주는 매력은 많다.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프랑스풍의 오래된 건물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이국적인 풍경과 호이안의 연등, 하노이와 호찌민의 클럽 문화 등 도시마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밤 문화에 더해진 가격의 매력과 그를 활용한 판매전략.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우리도 배워야 할 요소다.
P.S : 2025년 베트남 쌀국수 값은 물가 상승으로 당시 보다 20%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