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한 달 생활비 중 교육비 먼저 챙기고 다른 비용으로 절대 안써
호찌민 시내 학교의 등하교 시간. 학교 주변에는 수 백 대의 오토바이가 장사진을 친다. 호찌민에서 늘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다. 자녀를 학교에 태워 주고, 데려 가기 위한 부모들의 오토바이다. 방과 후에는 자녀들을 과외나 학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도열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베트남 교육열의 단면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곳 부모들도 예전의 한국처럼 자신은 못 먹고, 못 살아도 자식들을 보다 좋은 학교에 진학시키려는 집념이 대단하다. 사실 가난한 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꼽으라면 교육을 빼놓을 수 없다. 어려운 형편 에 신분 상승을 줄 수 있는 방법은 교육만 한게 없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식만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신앙처럼 여긴다. 가정에서는 한 달 생활비 중에 가장 먼저 교육비를 챙겨 놓는다. 다른 비용을 줄이더라도 이 비용은 줄이지 않는다. 회사에서도 가불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 교육비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한 경쟁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루어진다. 하노이에서 수학 분야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 특응히엠(Thuc Nghiem) 초등학교의 경우는 입학원서를 구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철제 담을 넘어 가거나 밤새도록 교문 앞에서 장사진을 친다고 한다. 명문 중학교나 고등학교 입학 경쟁도 만만찮다. 호찌민의 명문학교인 레퀴돈 고등학교나 레홍퐁 고등학교, 사립학교인 응웬 쿠엔 고등학교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한다.
경쟁이 심한 까닭에 이곳 학원 중 새벽 5시 30분이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학원도 있다. 많은 아이들이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사설학원에서 어두운 전구 아래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다반사다. 베트남의 유력 신문 중 하나인 탄니엔(청년)이 호찌민, 하노이 하이퐁 등 6개 대도시 지역 140여개의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학생 74.6%가 사교육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선생님 집이 가장 많은 39,6%, 학원 16.3%, 학교 14.1%, 집 13.5%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은 초등생은 전 과목 위주며, 중・고등생은 과목별로 받는다. 이 모습은 한국과 비슷하다. 과외비는 한 달 기준으로 평균 초등생 100만동, 중・고등학교 150~200만 동이다. 한국 돈으로 5만원에서 10만 원 정도지만 수득 수준이 낮은 서민 가정에서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참고로 베트남 국민의 1인당 GNP는 2016년 기준 2,400 달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다고 해서 경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하다. 대학의 경우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 지역별로 국립대가 교육훈련부 산하에 있으며, 대개 별도의 시스템을 갖추고 분야별로 배치되어 잇다. 예를 들자면 인문사회대, 공대, 자연과학대, 법과대, 의대, 음대, 교육대 등이 종합대학이지만 별도로 각 지역에 흩어져 독립되어 운영된다. 이중 북부의 하노이 공대, 남부의 호찌민 경제대와 공대 등이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명문대로 평가 받고 있다. 정부 부처별로 특수 목적의 대학들도 있다. 교통부 산하의 호찌민 교통대학과 은행대, 건축대, 무역대 등은 수준도 높고 졸업 후 취업이 잘되는 대학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보다는 덜 하지만 이곳도 좋은 직장에 가려는 취업경쟁은 늘 치열하다. 물론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취직할 곳은 많아 진 것은 사실이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우리로선 부러운 일이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 경쟁은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다. 그리고 경쟁을 이겨내면 삶은 나아진다. 당연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안락한 생활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삶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 자식의 그럼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바로 세상의 부모 마음이다.
한국에서도 이곳 베트남에서도 많은 부모의 희생과 인내로 수많은 자식들은 안락한 삶을 산다. 그 모습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고통을 감내하며 키워준 부모님께 다시금 머리가 숙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