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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래블 Jul 13. 2019

8.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내가 여기 왜 왔지?!' 젠장, 산티아고 순례기

걷기 5일차 _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 에스테야(Estella) : 21km



오늘도 걷는다



오랜만에 정말 푹 잤다. 코 고는 소리가 없으니 이렇게 잘 자는구나 싶었다.     


오늘은 초반에 신신와 함께 걸었다. 취미가 로드바이크인데 한국의 해파랑길을 추천해주셨다. 남자친구와 꼭 가야지 생각했다(현실은...ㅜㅜ). 또 신신 씨는 영어를 아주 잘한다. 나도 한국에 가면 영어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까먹는다 하더라도 일단 배워놓으면 언젠가 써먹을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 말이다! (현실은 돌아와서 영어 공부 1도 안 함.. ㅜㅜ)     



아침 일찍 머물렀던 마을 '푸엔테 라 레이나'를 벗어나는 다리







오늘은 그늘이 많이 없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다행히 구름이 많아 걷기 수월했다. 구름이 많지만 또 비는 안 내렸다. 감사하게 생각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풍경과 비슷하다고 느낀 곳



시칠리아의 풍경과 비슷하다고 느낀 마을



저 멀리 연하게 보이는 산맥이 멋있어서 찍은 사진




오늘 머물 에스테야 도착



오늘 머물 마을에 도착했다. 우리는 국립 알베르게에 머물지 않고 '카푸치노'라는 이름의 사립 알베르게에 왔다. 작은 성당에 붙어있는 건물을 개조한 곳이었다. 시설이 아주 깔끔하고 좋았다. 그런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 4인실이 없어서 실망했다. 4인실 방에서 오늘도 코 고는 소리에 시달리지 않고 조용히 잘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순간 4인실을 예약한 사람이 인터넷으로 방을 취소했다. 그래서 우리가 그 방을 쓸 수 있었다. 직원하고 우리하고 진짜 어떻게 이런 일이 있냐고 너무 신기해했다. 한국 여자 4명이 한 방을 쓰니 짐 도난도 걱정 없고 코 고는 사람도 없어서 너무 좋다.  


작은 성당과 붙어있는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사설 알베르게 '카푸치노'

   


알베르게에서 해 먹는 요리 


재재 언니가 무겁게 짊어지고 온 짜파게티와 라면을 늦은 점심으로 끓여 먹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짜파게티 절대 안 먹는데 여기서 먹으니까 이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나 싶었다.     


     

존맛탱 짜파게티



그리고는 근처에 있는 큰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와우! 놀랍게도 파울라너가 1유로였다. 약 1400원!!!

우리나라 맥주집 가면 한 잔에 막 7~8천원하는 그것이 여기서 1유로. 

이 가격을 보고 안 살 수가 없어서 한 병 사서 마셨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 파울라너와 유럽의 포도. 포도는 들고 다니기 불편한 과일인데도 너무 맛있어서 항상 마트에서 사서 들고 다니면서도 먹었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그렇게 맛있게 먹고 방에 들어왔는데 또 우울한 기분이 스물스물~~

내가 이 길을 왜 걷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가족과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국에서 있는 게 더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닐까?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는 거지? 군대도 아니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먹고 자고 지내며 왜 걸어 다니는 거지?! 스스로 납득이 안됐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같은 방 사람들에게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틀었다. 맘마미아 2 ost, 김동률의 출발, god의 길 등. 그래도 노래를 들으니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오늘 걸었던 길. 터널을 지나며.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길 god





산티아고 순례길 TIP


Q.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첫째 국립 알베르게를 이용한다. 국립 알베르게는 사설 알베르게 보다 훨씬 저렴하다. 보통 1박에 5~10유로이다. 사설은 1박에 10~20유로.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한 방을 쓰다 보니 사설 알베르게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다. 그러나 무조건 사설 알베르게가 국립 알베르게보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 매우 시설이 좋은 국립 알베르게도 있다.

두 번째는 마트를 애용하는 것! 순례길 중간에 먹을 간식을 미리 전날 마트에서 사면 훨씬 알뜰하게 생활할 수 있다. 스페인 마트에서 파는 과일과 빵은 매우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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