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뭐하지 D+1
또다시 퇴사했다.
주변사람들에게 퇴사한다고 말하니 반응이 새삼 신기하다. 다들 “축하한다”, “부럽다”라고 했다.
취업했을 때보다 더 축하하고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난 오히려 한 회사를 오래 다니고 힘들어도 버티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는데 말이다.
퇴사하자마자 국내여행도 다녀오고 친구들도 만났다. 늦잠도 자고 핸드폰 하며 침대에서 뒹굴거리기도 했다. 근데 뭔가 아쉽다. 이렇게 어영부영 시간 보내다가 또 취업하고 또 퇴사하고 반복이겠지?! 싶었다.
지겨운 인생. 뭔가 쳇바퀴에 갇혀있다가 아주 잠시 벗어난 느낌이었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퇴사를 했음에도 완전한 해방감을 느낄 수 없었다. 마음 한 켠이 찝찝했다.
할 거 없으면 성당이나 같이 가자고 엄마가 말했다. 평일에 갑자기 왜 성당에 가나 했는데 오늘이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라고 했다. 사순절은 부활절을 기다리는 40일간의 시기로 보통 부활을 기다리며 금식을 하거나 성찰을 한다. 미사에 가니 신부님께서 부활까지 40일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 보라고 말씀하셨다.
갑자기 나에게 딱 40일의 시간이 주어진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40일 동안 하고 싶었지만 직장인이라 바빠서, 아니면 그냥 주저스러워서 하지 못했던 것을 하루에 하나씩 해보자는 용기가 생겼다.
40일 안에 성공할 수 없는 일이라도 상관없다.
일단 나의 오랜 꿈, 버킷리스트들을 적어보기로 했다.
1. 여행작가
2. 사진작가
3. 글작가
4. 명상가
5. 요가선생님
6. 조직문화 전문가
7. 체력 기르기
8. 인테리어 디자이너
9. 미니멀리스트(안 쓰는 물건 버리기!!)
10. 책 많이 읽기
11. 봉사하기
일단 11개를 적어봤다.
사소한 일들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물 안 개구리라서 그런가 하고 싶은 것도 소소한 것들뿐인 것 같다. 그래도 매일 하루에 한 걸음씩 해보자! 그리고 매일 기록해보자! 하다 보면 또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