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소개팅부터 결혼까지
결혼을 결심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소개팅의 주선자이자 직장 동료인 A는 결혼식장부터 잡아야 한다고 조언해 줬다. 코로나 이후 결혼식장 갯수가 확 줄고, 결혼하려는 커플은 많아져서 결혼식장 예약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강남에서 결혼하던데 우리는 직장과 집과 그나마 가까운 곳으로 알아봤다.
가는 곳마다 화려하고 예뻤다. 그러나 교통, 식사, 가격, 남은 날짜, 식장 분위기 등 여러 조건을 따져봤을 때 모든 조건이 완벽한 곳은 없었다. 이게 마음에 들면, 저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일정기간 내에 취소하면 예약금을 전액 돌려주는 곳이 꽤 있어서 한 결혼식장에 예약을 걸어두었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그곳이 뷔페식이 아니고 식과 함께 음식이 코스로 나온다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반면 나는 손님들이 식사하기 위해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화려한 샹들리에와 꽃으로 채워진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핀 조명을 받으며, 직장 동료, 친적들 앞에서 행진할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나랑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성당에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은 나에게 특별한 공간이니까. 고민 많고 힘들 때 성당에서 위로받을 수 있었다. 또 성당에서 만난 친구들과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성당에서 결혼하면 결혼기념일처럼 특별한 날에 평생 그 장소를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남자친구뿐만 아니라 남자친구의 집안 자체가 무교였다. 성당에서 결혼을 하면 미사를 드려야 하는데 이게 가능할까 싶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남자친구에게 성당에서 결혼하는 것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남자친구는 이상하게 아주 흔쾌히 좋다고 했다.
성당에서 결혼하면 뷔페식이냐고 물어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