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커피, 테디스버거, 나카무라라멘, 야드하우스
신행 4일차.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은 동부투어를 떠나는 날이지만 가이드님이 오늘 도착하는 커플들이 많다면서 내일 같이 가자고 하셔서 하루 미뤘다. 대신 오늘은 첫 와이키키 자유일정이 되었다.
우리는 호텔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다. 둘다 호텔 조식을 좋아하는데 여행사를 통해 호텔을 예약할 때 코로나 때문에 조식 예약이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호텔 조식을 예약하지 않길 잘했다. 근처에 조식 대신 갈만한 하와이 카페가 진짜 많기 때문이다.
오늘은 하와이 커피로 유명한 코나커피를 마시기 위해 코나커피라는 카페로 갔다. 여기도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웨이팅이 한가득이었다. (진짜 하와이는 웨이팅의 연속 ㅠㅠ )
신랑은 아이스아메리카노, 나는 따뜻한 라떼를 시키고 빵을 몇개 시켰다. 여기서 유명하다는 퀸아망을 시켰는데 달고 맛있었다.
우리는 바깥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커피를 마셨다. 고층 건물 속 야자수가 길쭉하게 서있는 풍경이 하와이에 왔구나 싶었다.
아침을 먹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인피니트 풀로 갔다.
바다가 보이는 수영장인데.. 음 규모도 작고, 날씨도 살짝 흐려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나라도 이젠 워낙 이런 것들이 잘되어 있어서 그런지 그냥 쏘쏘했다.
그래도 썬베드에 누워 음료 한잔씩 시켜서 먹으니 호캉스 온 기분이 제대로 났다.
조금 물놀이하다가 씻으니 어느새 점심 먹을 시간이다. 미국에 왔으니 햄버거를 먹자고 하여 와이키키 해변 끝에 있는 테디스 버거에 갔다. 추천 받은 하와이안버거와 토네이도 버거를 하나씩 시켰다. 하와이안 버거는 이름처럼 파인애플이 들어간 햄버거다. 하와이가 파인애플이 유명하다고 한다. 하와이안피자를 안좋아해서 햄버거도 불호일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하와이까지 왔고 또 추천받은 햄버거이니 하와이안버거도 먹어 보기로 핬다. 반반 짤라달라고 해서 두가지 맛을 모두 맛볼 수 있었는데 파인애플 식감이 생각보다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맛은 달콤해서 아주 맛있었다. 신랑과 나 둘다 만족~! 음료는 쉐이크로 먹어서 뭔가 미국 스타일을 제대로 느낀 기분이었다.
오후에 특별한 일정도 없고 해서 와이키키 해변을 구경하다가 운하를 따라 산책을 했다. 운하쪽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걷다가 핑크트롤리라 돌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어제 핑크트롤리를 탈 수 있는 1일권을 가이드님께 받았던 것이 생각나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나 가보자고 했다. 신랑이 결혼 전부터 까르띠에 시계를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탱크 머스트인데 다이아몬드가 안박혀 있는 것?! 근데 그 제품이 한국에서는 매우 구하기가 힘든 건가 보다. 압구정 현대 백화점에 한번 갔을 때 물어보니 절레절레~ 그런데 하와이 후기를 보아하니 탱크머스트를 샀다는 후기가 꽤 있었다. 물론 환율과 관세를 생각하면 가격면에서는 메리트가 전혀 없지만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기에 있다면 살 생각이었다.
두근두근 핑크 트롤리를 타고 알리모아나로 향했다. 2층 버스를 타고 와이키키 시내를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
과연 있을까? 두근듀근한 마음을 안고 갔다. 도착하자마자 2층에 있는 까르띠에 매장에 갔다. 들어가서 탱크머스트를 찾는다고 하니 처음에는 한 30분 뒤인 4시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래서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한국인 직원분께 우리를 데려가더니 다시 문의를 하게 됐고 마침 1개가 있다면서…!!!
그러면서 꺼내주시는데 진짜 있었다. 고민은 한국에서 이미 끝내고 왔기에 망설임은 1도 없었다. 바로 사겠다고 하고 결제 자리에 앉았다. 근데 내 체크카드가 해외에서 안됐다. 잉?! 돈이 다 들어있는데 안될게 뭐람?! 암튼 결제가 안됐다. 셀러분께서 종종 해외에서 큰 금액 결제가 안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셨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신랑에게 사주는건데 신랑카드로 결제했다.
명품을 사본적은 처음이라.. 심지어 해외에서 명품을 사본 것은 처음이라 결제하고 나오고서도 두근두근했다. 괜히 쇼핑팩 채로 손에 들고다니다가 잃어버릴까봐 더 구경할 것도 없이 바로 호텔로 가자고 신랑에게 얘기했다.
타고왔던 핑크트롤리를 타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핑크트롤리를 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아무리 기다려도 핑크 트롤리가 오지 않는 것이었다. 내 뒤에 서있는 외국인 아저씨는 어디다 전화하는건지 핑크트롤리가 안온다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는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고 아마 교통체증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답변을 받은 듯하였다. 거의 1시간을 기다렸을까?! 핑크트롤리 2개가 나란히 왔다. 그렇게 핑크트롤리를 타고 돌아왔다.
돌아와서 까르티에를 금고에 넣어놓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아침에 빵먹고 점심에 햄버거를 먹어서 그런지 국물이 땡겼다. 일본라멘을 먹기로 했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라멘가게 같았다. 역시나 줄이 길었다. 가게 내부가 둥글고 긴 바 테이블로만 구성된 작은 공간이라 줄이 더 긴듯하였다. 기다리면서 찬찬히 보니 여러가지 규칙이 써있었다.
몇인 이상은 입장이 어렵고, 내부에 화장실이 없고, 몇시간 이상 이용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사람이 많은걸 보니 맛집인가보다 했다.
몇십분을 기다려서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내 오른쪽에 한국인 커플도 앉고 내 왼쪽에는 아마 홍콩에서 온듯한 사람이 앉았다. 대부분 동양인들이었다.
우니라멘을 시켰다. 큼직한 고기 몇덩어리가 듬뿍듬뿍 들어간 라멘으러 국물도 뜨끈 얼큰하고 면도 맛있었다. 다만 나는 고기를 이빨로 뜯어먹는 걸 원체 잘 못해서 좀 많이 남겼다. 면은 후루룩 다 먹었다.
다 먹어가니 계산서를 가져다 주었다. 택스와 팁을 포함한 금액을 건넸다. 그런데 종업원이 영수증에 팁부분을 가리킨다. 최소 얼마는 팁으로 내야한다는 문구였다. 긴 줄을 기다려서 아주 작은 가게에 앉았고 서빙이 특별한 것도 아니었고 화장실도 없고 다른 서비스가 특별한 것도 아니었는데 무조건 정해진 금액을 팁으로 내야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 관광지라 그런 것인지 원래 미국문화가 그런것인지 한국사람으로써 팁문화는 정말 이해가 안된다. 어쨋뜬 정해진 팁을 주고 나왔다.
호텔로 그냥 들어가기가 아쉬워서 맥주나 한잔 마시고 들어가자고 했다. 마침 라멘집 근처에 추천받은 맥주집이 있었다. 저녁 8시쯤 갔는데 45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준다고 하여 번호 적어놓고 기다렸다.
근처 상점을 돌아보고 앞에 잔디벤치에도 앉아서 기다렸다. 한 30분쯤 기다렸을까?! 분명 비어있는 테이블이 있는데 왜 안내를 안해주는걸까 궁금해서 다시 가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 테이블은 안된다고 문자 받아야지만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하와이는 기다림의 도시… 결국 딱 45분 기다리고 문자를 받은 다음 입장할 수 있었다. 추측컨데 서빙이나 요리 만드는 속도나 이런것을 고려하여 손님을 받나 싶었다~
암튼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아서 맥주를 주문했다. 큰 맥주가 유명하길래 신랑 것 하나랑 나는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샘플러를 주문했다. 잉 근데 내가 예상한 맛이랑 샘플러의 맛이 살짝 달라서 내 스타일이 아니네라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잠시후 종업원이 오더니 맥주 샘플을 잘못 갖다줬었다며 다시 갖다주셨다. 결국 나는 8잔의 맥주를 마시게 된 것 ㅋㅋㅋ 어쩐지~ 다시 받아본 맥주는 내 취향으로 맛있었다. 맥주 잘 마시지도 못하는데 엄청 먹었다. 이 종업원분은 워낙 친절하셔서 팁도 많이 드리고 나왔다.
맥주까지 마시고 호텔로 돌아왔다. 룸으로 올라가기 전 해변에 들렀다. 저멀리 다이아몬드헤드가 보이고 반짝이는 호텔 건물들이 멋있었다. 밤에도 파도는 멈추지 않고 쳐댔다.
예전에 여행사 다닐 때 하와이 호텔을 홍보한 적이 있었다. 매주 하와이에 있는 호텔의 특가 가격을 수정하고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호텔 사진으로 홈페이지를 수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메일 뉴스레터와 문자, 앱푸쉬 등을 만들었다. 그때는 여기가 어딘지도, 이 호텔이 왜 좋은지도, 어디 달려있는지도 모른채 그냥 기계적으로 했었는데 여기 와보니 그때 팔았던 하와이 호텔들이 다 여기 있었다. 새삼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