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지 노을에 물들다

벚꽃이 피면 찾아가겠어요

by 류다




금호지는 진주시 금산면에 위치한 비교적 큰 연못이다. 2km에 달하는 금호지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경험이다. 봄에는 벚꽃 명소로, 여름에는 신록이 눈부시고 날씨가 좋은 날 금호지에서 보는 노을 풍경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근처에는 물놀이터가 있어 여름에는 개구쟁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금호지를 찾는다. 개인적으로 신안동 남강 강변길, 대평 벚꽃길과 함께 진주 3대 벚꽃 명소라는 생각이 든다. 연못에 반영되는 벚꽃의 잔영은 솜사탕처럼 여인의 마음을 사르르 녹여버린다. 타 지역의 오래 묵은 벚나무에 비하면 조금 아담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진주 시민들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봄을 만끽할 수 있어서 더없이 좋다.

벚나무 외에 아름드리 소나무도 볼 수 있다. 원래 있던 나무를 그대로 보존하고자 형태에 맞게 잘린 목재 데크길을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 흙길을 걷는다. 중간에는 진주시 대표 캐릭터 하모가 있고 분수도 신나게 솟아오른다. 여느 공원처럼 지압길과 황톳길 구간도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는 금호지와 이어진 금호지 생태공원이 조성되었다. 신형 어린이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고, 월아산과 이어진 표지판도 보인다. 금호지 둘레길과 생태공원까지 한 바퀴 돌면 휴일의 운동으로는 무리가 되지 않는 적당한 거리가 아닐까 싶다.



자고로 물이 있는 곳에는 평화가 깃들어 있는 것 같다. 신이 세상에 강과 바다를 만들면서 평화를 몇 스푼 떨어뜨린 것일까. 팍팍한 세상을 살아내느라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힘든 시간도 흘러가고 마침내 고요함이 위로처럼 찾아들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처럼. 계절과 날씨에 따라 물 빛깔은 변하지만 한결같은 잔물결에 마음을 내맡긴다. 말없이 금호지를 보며 걷노라면 세상사에 번잡스러웠던 마음이 고요해진다. 현실계의 시름은 잊히고 일렁이던 마음은 잔잔하게 가라앉는다. 금호지를 찾은 지 오래되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저 노을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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