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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다 Jun 16. 2023

부러움




월 삼백 버는 사람은 오백 버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오백 버는 사람은 천만 원 버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월급쟁이 샐러리맨은 가게 사장을 부러워하고

자영업자는 때로 안정적인 공무원을 부러워한다.

아이가 없는 사람은 애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자식이 속 썩이는 사람은 결혼 안 한 친구를 부러워하고

결혼 안 한 사람은 멋진 애인 있는 친구를 부러워한다.

원룸 사는 사람은 전세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전세 사는 세입자는 건물주를 부러워하고

건물주는 조물주를 부러워하나 조물주가 건물주를 부러워하나.

알렉산더 대왕은 디오게네스를 부러워하고

구속당한 노예는 자유인을 부러워하고

살리에리는 가난한 모차르트를 질투하고

건강을 잃은 사람은 지금 일상을 누리고 있는 바로 당신을 부러워하니

돌고 도는 세상 속에서 

부러움이라는 이름의 욕망은 

지위 상승을 위한 기폭제인가

불만을 증폭하여 불행으로 이끄는 화차인가

다만 등 따시고 적당히 배부른 돼지로 노래나 흥얼거리며 살고 싶었는데

있어 보이는 옷과 아늑한 집을 갖고 싶고

은행의 잔고도 두둑하면서 시간까지 여유롭고

거기에 예술적 재능까지 탐내다니.

오래 걸을 수는 없지만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몸이 있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건강한 가족들이 있으니

모든 부끄러움은 나의 몫.

부러움이 먼지가 되어 휘익 날아가 버리네.


*부러움의 역회전을 쓰고 싶었는데 에세이로 풀기엔 그렇고 시로 풀자니 많이 부족하네요.

습작 시니까 붓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부러우면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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