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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다 Jul 03. 2023

아무도 읽지 않을 거라는 믿음 또는 착각

브런치 구독자 100명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숫자에 연연하는 것이 문학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안다. 안 그런 척, 고고한 척 감추고도 싶은 모습이다. 그런데 어떡하랴. 나는 그런 인간인 것을. 세상에 초연하지도, 인정 욕구를 뛰어넘지도 못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매일 파리 날리던 나의 브런치 스토리에 1일 조회수가 300이 넘었다며 오두방정을 떨었는데, 메인에 노출되어 몇만 부는 우습게 뛰어넘은 사람이 그 또한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글쓰기에 집중해야지 인기에 연연하여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고 했다.

 

  어차피 '아무도 관심 없고 누가 내 글을 읽겠어' 싶었던 글이 예상외의 반응을 얻었다.

바로 얼마 전에 썼던 '30년 지기 친구를 지웠습니다'라는 글. 한번 써야지 하고 계속 미루고 있었던 글이다. 글을 올리면서 브런치가 좋아할 제목이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뿐.

  갑자기 하루에 만 뷰가 나오더니 그다음 날에는 38,000 뷰가 나와서 얼떨떨하고 놀라웠다. 물론 이게 최정점이고 사흘째는 확 내려갔다. 그렇지만 해당 글의 총 조회 수가 70,000이 넘었다니!





  처음엔 생각했다. 브런치가 드디어 나의 진가를 알아주나?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유입 경로가 대부분 구글이었고, 두 번째는 다음(Daum)을 통해서였다. 그게 좀 의외였다. 요즘 스토리가 유행인지 카카오도 스토리, 구글도 구글 스토리. 구글 어디에 노출이 되었는지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진 못했다.


  어쩌면 일시적 해프닝으로 끝날 이번 일에서 단순하게 두 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사람들은 인간관계, 친구에 대한 고민이 많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사실 혼자인 것을 꽤 즐기는 나도 외로움에 사무칠 때가 있으니, 친구 필요 없다는 사람도 가끔은 자신과 잘 통하는 친구가 그리울 것이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린다는 시구도 있잖은가. 학창 시절에도 친구 고민을 하게 되지만, 중년이 되어서도 그런 고민은 따라다닌다. 특별한 일 없이 바쁘게 살다 보니 친구와 소식이 끊긴 사람도 있고 사소한 일로 오해가 생긴 뒤 멀어진 관계도 많다. 한때는 솔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친구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마음이 멀어질 수도 있는 것이고, 


  이런 사람들이 나에게 공감을 해주었구나. 실제로 댓글을 달기 위해 로그인 했다는 분도 계셨다. 

브런치 구독자 수가 갑자기 100명이 넘었다. 이 글로 인해 구독자가 갑자기 늘었는데 대부분이 브런치 작가가 아닌 일반 독자님들이다. 어쩌면 뜨내기손님일 수도 있다. 내가 관심을 끌만한 글을 쓰면 계속 읽을 것이고 아니면 구독 해지할 수도 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도 늘 혼자 속살거리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에 조금 용기가 생겼다. 일시적인 것일지라도 '읽히는 글'을 쓴다는 짜릿한 기분.



 또 하나의 고민은, 앞으로 난 어떤 글을 써야 할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썼다. 임시저장해 둔 글감 중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도 두어 가지 있다. 여러 포털이나 SNS의 가십처럼 단순한 흥미를 끄는 글(나의 글 스승 '밤호수' 님 표현대로 하자면 '옐로 저널리즘')에 빠지지 않고 진솔하면서 문학성 있는 글을 어떻게 쓸 수 있을 것인가. 통속성과 예술성을 구분하는 잣대는 무엇인가. 누군가는 그것을 '진실함, 솔직함'이라 보았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는 100% 솔직함은 독이 될 수도 있다. 마치 진짜 작가라도 된 것처럼 이런 고민에 빠져드는 것이었다.


  이번에 선생님과 함께 하는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읽기 수업을 통해서 나는 다시 한번 글쓰기에 대해 진지한 고민에 빠질 예정이다.





#누군가당신의글을읽고있다   

#구독자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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