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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다 Aug 22. 2023

나도 매일 글쓰기를 할 수 있을까?

도전은 삶을 생기있게 한다



취미로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었다. 홈베이킹에 맛을 들이면서 제멋대로 간헐적인 기록을 하기 시작하다가 오래지 않아 열의가 식었다. 비공개로 일기를 쓰기도 하고, 취미의 변천사에 따라 블로그를 열었다가 몇 년 이상 닫기도 하고 일상이 심심해지면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그것이 어른이 된 이후 나의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여행과 일상의 기록으로 블로그를 채워가면서 나름 재미도 느꼈지만, 읽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아 외롭기도 했다. 


그렇게 비문학적인 글을 쓰면서, 어딘가 마음 한편에는 어릴 적 꿈이었던 작가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던지 제대로 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의식의 표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침 블로그 이웃님 중에 에세이 책을 낸 국어선생님이 계셨고(밤호수 임수진 작가님), 몇 번의 망설임 끝에 zoom으로 에세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 꼭 책을 내야 되겠다는 각오는 없었으나, 한편으로 내 이야기를 꺼내 놓고 싶은 보이지 않는 욕심도 숨어있었다. 어쩌면 내가 살아온 삶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열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일주일에 한 번 에세이 수업을 들으면서 매주 2편의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수업을 같이 듣는 쟁쟁한 글벗들의 필력과 비교가 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브런치 작가로 도전을 했고, 운 좋게도 한 번에 승인을 받아 '류다'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에세이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면 브런치 작가가 될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니 함께 수업을 들었던 글벗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처음의 뜨거웠던 마음과는 달리 일을 하면서 꾸준히 글을 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글을 쓴다는 것이 나에게 그렇게 간절하지도 않고 작가가 되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도 없어서일까. 매주 한 편씩 글을 쓰는 것마저 어려웠다. 매주 한 편씩이라도 정해진 요일에 글을 연재하는 작가님을 보면 참 멋있어 보였다. 심지어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시는 독한 작가님도 꽤 여럿 보였다. 물론 전업 작가도 아니었기에 할 일 다 하면서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첫 글을 올린 것은 9월 중순이었다. 지금까지 거의 1년 동안 71편의 글을 올렸다. 한 달 평균 6편이니 이 정도면 그래도 아주 게으른 편은 아니었다. 이 또한 에세이 수업을 함께 들은 글벗들 덕분이다. 단톡방으로 매주 쓴 글을 인증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글을 100편 이상 모으고 싶다. 그리고 좀 더 규칙적으로 글을 쓰는 훈련을 하고 싶기도 하다. '매일 글쓰기'가 가당키는 한 일일까 싶었지만 해보기 전에는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섣불리 결과를 알 수는 없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조지 오웰의 책 '나는 왜 쓰는가'를 매일 일정 부분씩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온라인 북클럽을 한 달 동안 꾸준히 참여할 수 있었다.



내가 왜 글을 쓰는지 아직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쓰다 보면 알게 되는 날도 오겠지.

예부터 좋은 글을 쓰는 비법은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작을 하게 되면 양질의 완성도 높은 글을 쓰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브런치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따로 제목과 글감 정도만 생각해 놓은 글이 수십 편 있다. 시간이 남아도는 언젠가를 기약하면서 마냥 여유를 부리다간 영원히 햇빛을 보지 못할 글감들. 오늘부터 습작을 하듯 하나씩 꺼내보자. 재능은 집중을 요한다. 


일단 한 달간 매일 글쓰기에 도전할 것이라고, 용감하게 브런치에 미리 선언해 본다. 이러면 부끄러워서라도 작심삼일은 안 되겠지? 그러면서 '주말은 빼고'라는 나약한 마음이 벌써부터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마침 올해의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도 시작되었으니, 좋은 계기가 되리라 본다. 



#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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