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에는
달성공원의 커다란 코끼리
신천 강변 멱 감던 아이들
못 타는 롤러스케이트 넘어지며 뒹굴며 깔깔대던 아이들
내 고향에는
잠옷 입고 소꿉놀이, 인형놀이 하던 친구들
앞 구르기 하다 넘어진 철봉
놀이터 구름사다리
지금도 누군가 타고 있을까
내 고향에는
시장 가면 딸려오던 꽈배기, 손가락 같은 떡볶이
분식점과 사진관을 지나 수족관이 있던 국민학교
후문 옆 문방구와 빵집, 길 건너 약국
꿈에 가던 골목길
그리고
빨리 시집가서 잘 살거라 하던 문디 가스나
주름살 하나 없이 어여쁜 우리 엄마
흰 난닝구 아버지의 잔소리
그 속에 열 살 난 바가지 머리 나.
행여 지금도 손 흔들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