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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다 Sep 13. 2023

글을 쓰기 전에는 몰랐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는 몰랐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것을. 쓰고 싶은 글감이 생기면 먼저 블로그에 메모를 해놓는다. 글이 완성되어 햇빛을 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필을 받으면 금세 탯줄을 끊고 나오기도 한다. 인큐베이터 속에서 콩닥콩닥 뛰면서 꺼내질 날을 기다리는 미완의 글들.


작년 9월에 써놓았던 제목이 아직도 완성되지 못하고 제목만 있는 것도 부지기수다. 생활의 피로와 비교에서 오는 무력감에 묻혀 나는 오늘도 제대로 된 글을 쓸 기회를 흘려보냈다. '매일 누군가가 내 글을 기다려 준다면 열심히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핑계만 대고 있다. 

자발적인 글쓰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오늘 브런치의 어떤 작가 소개에서 '1년 안에 꼭 작가가 되고 만다'는 말이 있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완전한 열망 없이,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 써도 그만 못 써도 그만'인 상태가 지지부진 이어지고 있다. 글쓰기가 데일리 루틴이 되기란 나에게 너무 어렵다. 한 달 동안 매일 글쓰기에 도전한다고 해놓고선, 지금은 주 5회 글쓰기를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다. 매일 일정한 분량과 수준 이상의 글을 써낸다는 건 타고난 성실함과 천부적 재능인 걸까.



글을 쓰기 전에는 몰랐다. 작고 사소한 이야기라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멋있는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야말로 작가적 소양일 것이다.

때로는 마케팅을 하는 것처럼 독자층의 기호를 파악하여 그에 맞는 글쓰기를 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작가도 있다. 나란 사람은 그런 걸 잘 못한다. 하지만, 브런치에서 글을 계속 쓰다 보니 글에 대한 반응에 대해서도 신경 쓰게 되고, 반응이 좋았던 글과 비슷한 소재의 글을 나도 모르게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가장 쓰고 싶은 글은 추억과 진심이 담긴 글이다.

나의 글이 제목만 그럴싸한 빈 깡통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쓰는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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