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사람

by 전우 호떡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에 아내는 두 딸에게 인증번호를 불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첫째가 영화관 가는 길이라고 답하니 아내는 "빨리 할게"라며 첫째의 짜증을 미리 막았습니다. 둘째는 한 자 한 자 숫자를 불러주는데 발음이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인증이 안 되어 다시 더 크게 부르는데 목소리가 점점 올라가다가 짜증이 날만한데, 아내가 먼저 호탕하게 웃습니다. 이내 핸드폰 너머 둘째도 빵 터지고 차 안의 나까지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반듯하고 내면과 외양이 고우며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두 딸은 참 좋은 엄마를 만나 걱정 없이 지내고 있고, 우리 집은 아내 덕분에 평안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크고 작은 부름과 소소한 요청에도 늘 웃으며 자상하게 받아주는 아내의 옆모습은 어짐을 뛰어넘어 성스럽기까지 합니다.

가족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화를 일으킬 갈등이나 짜증을 품으며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아름다운 구성원입니다. 나의 급한 성격과 참지 못하고 바로 쏟아버리는 기질은 아내 덕분에 많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아내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지금도 나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는 당근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김장을 배워보고 싶다고 한 둘째를 위해 배추 두 포기를 사야 한다며 장을 보자고 제안해 우리는 마트로 향했습니다. 언제나 가족을 위해 어진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참 좋은 아내에게 이 순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4년 1월 대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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