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며 배운 사람

by 전우 호떡

함께하며 떠올리고 싶은 사람 중 한 명은 운전병이다. 우연히 축구장에서 처음 그를 보았다. 입대 전에는 지방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다고 했다. 초롱초롱한 눈빛은 유난히 또렷했고, 태도는 반듯하면서도 진중했다.


그는 모두가 꺼리는 골키퍼를 맡아 몸을 아끼지 않고 골을 막아냈다. 수비 상황에서도 쉴 틈 없이 뛰어다니며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감이었지만, 함께 축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그의 열성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니 그의 진실함이 더욱 분명해졌고, 그렇게 우리는 운전병으로 함께하게 되었다.


그는 남에게 쉽게 묻기보다 스스로 해결하려 애썼다. 경험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맡은 일에는 늘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임했다. 왜 혼자서 해결하려 하느냐고 묻자, 예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교직원 수가 적어 한 사람이 한 부서를 맡아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관이라고 했다. 그의 행동 뒤에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


나는 늘 ‘사람이 중요하다’고 되뇌면서도, 실제로는 그렇지 하지 못한 순간들이 많았다. 사소한 일에 마음이 상했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 얼굴에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나의 기준에 맞추려 했던 것은 아닐까.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짜증을 내고, 잔소리를 심하게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변명하지 않았다. 언제나 겸허하게 침묵으로 받아들였다. 모든 일이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라 여기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심지어 나의 실수나 오해에서 비롯된 일에도 굳이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그저 차분히 듣고, 묵묵히 기다렸다.


사람은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실망하고, 때로는 분노한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더욱 그렇다. 그럴수록 자신을 믿고 기다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는 오해가 있더라도 결국 진실은 드러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변호하기보다 묵묵히 기다렸다. 그의 태도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좀처럼 화를 내지 않았다. 스스로도 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감정을 다스리려 노력한다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는 모습에서 깊은 내면의 단단함이 느껴졌다. ‘해가 저물도록 분을 품지 말라’는 말처럼, 그는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군자는 인격을 갖추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

그의 모습은 이 말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준과 진심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늘 어진 마음으로 대범함을 잃지 않았고, 자신의 언행을 바르게 지키려 노력했다.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삶,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결국 스스로를 증명한다는 것을 그를 통해 배웠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야 하는 이유를 그는 몸소 보여주었다.

그는 나에게 ‘인격’을 가르쳐 준 스승이다.


비록 함께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를 통해 배우고 깨달은 것들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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