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생각

by 전우 호떡

축구하다 허리가 다시 안 좋아졌다. 젊을 때는 몰랐는데, 세월이 흘러 신체가 반응하는 변화가 크다. 격한 운동으로 무리하면 꼭 어딘가에 이상이 생기는 요즘이다. 운동하고 싶은 마음을 비우고 푹 쉬었는데, 이내 좀이 쑤셔와 결국 재미를 찾아 다시 달리기로 했다. 인적이 드문 뻥 뚫린 대로는 나의 시야를 넓혀 주었고, 청명한 하늘 가운데 태양은 나를 뜨겁게 반겨 주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예열이 필요하듯이 굳어 있는 신체를 천천히 풀어줘야 한다. 며칠 쉬었던 몸을 곧장 불태우려 했지만, 그 마음을 눌렀다. 급격한 움직임은 내구성을 떨어뜨리므로, 작은 보폭으로 지긋이 관절을 먼저 풀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에 원활한 순환을 위해서, 또한 격렬한 신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완충작용이 필요하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도로와 수목의 배경을 뒤로하고 나의 움직임은 풍경과 차례차례 대비되었다. 수목이 양옆에 가지런히 뻗어진 도로 위에서 나의 위치는 한 컷 한 컷 순간 이동하면서 수목과 함께 달리는 듯했다. 시각적인 변화를 즐기면서 같은 시간대에 사람들의 정경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다가 이윽고 가까이서 스쳐 지난다. 주변의 변화를 감지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달릴 수 있어 한발 한발 가볍게 내디뎠다.

달리다가 풋살 하는 사람들을 지나쳤다.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에 뒤돌아갈까 망설였는데, 조금 달리다 또 다른 풋살 하는 팀을 만나 그 대열에 뛰어들고 싶어 청했더니, 흔쾌히 나를 받아주었다. 나의 외모는 동안은 아니더라도, 예전에 신체의 나이를 검사했을 때, 실제 나이에 비해 젊다고 나왔다. 지금까지 내 주위에 젊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팔팔한 생기를 느낄 수 있음이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풋살 경기에서 살살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기운은 상대적으로 나와 대비되었고, 또 하나의 결정적 이유는 더 이상 다치게 되면 그때는 축구와는 이별할 수 있다는 실체적 위협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운동을 하는 이유는 좋아해서이다. 운동은 즐기는 데 목적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 젊은 날의 그 시절처럼 똑같이 운동하려 했다. 나의 신체는 변했는데, 생각과 의지는 변하지 않고 청춘의 봄날처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 달렸다. 요즘은 축구할 때 주변에서 나이를 생각하라고 걱정하며 당부하고 있다. 젊은 친구들처럼 뛰면 다칠 수 있으니, 생각대로만 뛰지 말고 행동반경을 줄이라고 한다. 신체가 물리적으로 변한 만큼 생각도 따라줘야 하는데, 변화 없이 그대로 쭉 이어져 힘들었다.

사람은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에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되므로 에너지를 덜 쓰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운동할 때 늘 하던 대로 관성대로 움직이려 했었다. 나는 신체가 따라올 수 있는 만큼을 고려치 못하고 성실하게 달려왔다. 이제 운동에 임하는 열정을 조금 줄이고 전략적으로 배분해야 할 때가 되었다.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생각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는 당연하게 여겨 왔던 것을 의심하거나 반증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나이 듦의 신체적 변화는 차츰차츰 찾아왔지만, 나는 운동에 있어서 생각의 변화를 갖지 못했다. 삶이 행복하다고 여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이고, 그다음이 감정이 즐겁고 만족스러워야 하는 법이다. 다쳐서 운동 못 하는 일이 생기지 않고 다친 후에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도록 젊을 때 뛰던 그대로를 쫓지 말고 생각이 변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변화하는 데 대한 생각이 따라갈 때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면서 우리는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2024년 5월 대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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