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남은 마음

by 전우 호떡

혼자 텅 빈 방안을 지키는 나에게 하루 세끼 가운데 가장 걱정되는 것은 늘 아침이다. 점심은 일터에서 해결되고, 저녁은 마음만 먹으면 시간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늦게 잠드는 생활에 익숙해진 나는 아침마다 피곤함을 이기지 못한다. 단 5분이라도 더 이불속에 머물고 싶어 조리를 포기하게 된다. 결국 아침 식사는 주스나 시리얼처럼 손이 덜 가는 간편식으로 대신한다. 과일은 깎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까워 점점 멀어지고, 한 번 구워 두면 며칠은 먹을 수 있는 계란이나 쪄 두면 든든한 고구마가 주식이 되었다.


밤늦게 내일 아침을 준비해 놓고 잠자리에 들 때면, 문득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간이 떠오른다. 동생과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던 때였다. 근무지는 달라 서로 다른 건물에서 일했지만, 생활권은 같았다. 나는 가족과 떨어져 독신자 숙소에서 지냈고, 동생은 가족과 함께 아파트에 살았다. 독신자 숙소는 두 사람이 함께 쓰는 방이었는데, 숨이 막힐 만큼 비좁았다. 난방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어 바닥은 지나치게 뜨거웠고, 그 열기에 잠을 설칠 날이 많았다.


하루 이틀 견디다 못해 동생에게 사정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동생은 잠을 제대로 못 자면 하루가 망가진다며, 망설임 없이 자기 집으로 오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꼬박 한 달을 동생 집에서 신세를 졌다.


그 시기는 마침 조카의 방학이어서, 제수씨와 조카가 학원 문제로 친척 집에 머물고 있었다. 그 선택이 사실은 나를 위한 배려였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미안한 마음이 컸고, 그만큼 고마움도 깊어졌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평일 저녁이면 우리는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면 동생은 늘 과일을 깎아 내일 아침 내가 먹을 도시락을 준비했다. 미안해서 과일은 내가 깎겠다고 하면, 그것은 자기 몫이라며 과도를 내 손에 쥐여주지 않았다. 꼭 책임져야 할 일도 아니었는데, 동생은 마치 중요한 사명이라도 된 것처럼 묵묵히 그 역할을 해냈다.


아침 출근 후 사무실에서 동생이 싸 준 도시락을 열면, 잘 손질된 과일에서 신선한 향이 먼저 올라왔다. 한입 베어 물 때마다 상쾌함이 몸속으로 스며들었고, 그날 하루를 버틸 힘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단순히 영양분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안에는 나를 생각하며 들인 시간과 수고, 그리고 말로 다 하지 않은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 도시락을 먹으며 나는 괜히 자세를 바로 하고, 하루를 더 성실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아침을 마주할 때마다 불편함을 감수하며 한 달 동안 나를 거둬주고, 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준 동생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지금도 아침 식탁 앞에 서면, 그때의 고마움이 조용히 마음 한편을 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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