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삶을 들여다보며 우리는 종종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얼마 전 ‘행복’을 주제로 한 강연에 참석했습니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강연을 맡은 교수님은 결혼 20주년에 아내에게서 받은 한 통의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 사연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아내는 편지에서 남편을 “이 세상 최고의 사람”이라 표현하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교수님은 그 편지에 큰 감동을 받았지만, 동시에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천식으로 고생하던 아내가 밤중에 힘들다며 도움을 청했을 때, “잠 좀 자자”고 말하며 다시 잠들었던 기억, 새벽에 깨어 보니 아내가 고통 속에서 흐느끼고 있던 모습을 떠올리며 깊이 자책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자녀를 돌보며 가정을 지켜온 아내의 사랑과 정성, 가족을 위한 헌신을 비로소 제대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올해 결혼 20주년을 맞은 나는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며 신혼 시절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어진 아내는 가정을 위해 자녀를 돌보며 불평이나 불만 없이 늘 나를 따르고 지지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내가 어떻게 자녀를 키우며 어떤 고생을 했는지 제대로 묻지 않았고, 그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아도 늘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아내의 변함없는 사랑과 정성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면, 감히 아내에게 말대꾸하거나 저항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가정의 평화도 자연스레 유지되리라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내에 대한 고마움은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특히 올해 들어 아내에 대한 애잔한 마음이 깊어지며,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졌습니다.
최근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 편의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게 된 첫 계기는 관사에서 함께 지내며 살림하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감사함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의 아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떠올려 보았고, 결국 아내는 어진 성품 덕분에 처음 만났던 그 모습 그대로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두 번째 글에서는 관사로 찾아오는 아내를 맞이하는 나의 설렘과, 아내가 집에 들어서는 순간 해가 비치듯 집안에 퍼지는 따뜻한 변화와 희망을 그려냈습니다. 마지막 글에서는 아내에게로 향해온 여정을 되짚으며 삶의 단편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내의 어진 마음과 관조적인 시선, 넓은 포용력이 삶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더욱 깊게 해주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내를 바라보다가 자연스레 느낀 감정들이 이어지며 세 편의 글이 완성되었습니다. 나는 시간을 내어 이 글들을 자주 읽으며 아내의 사랑과 배려, 그리고 가족을 위한 헌신의 깊이를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통해서도 성장하지만, 관계 속에서도 많은 배움을 얻습니다.
강연을 통해 교수님으로부터 가정을 위한 아내의 사랑과 헌신을 배웠고, 교수님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나는 그 경험을 전해 들으며 또 한 번 나 자신을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결혼 20주년을 맞은 시기에 교수님과 비슷한 마음에 이르러 가정을 다시 바라보고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있었음에,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2024년 8월 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