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펜 사이에서

by 전우 호떡

책과 펜을 고르던 중 며칠 고민 끝에 결국 책을 샀다. 당장 주변에 기념일을 맞은 친한 지인에게 선물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순위에 따라 책을 먼저 사기로 결정했다. 물론, 곧 펜도 살 계획이다. 결국 책과 펜 모두 머지않아 내 손에 들어오겠지만, 구매 순서를 매긴 차이였다.


얼마 전에도 책 몇 권을 샀다. 감사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책을 선물했는데, 금세 품절되고 말았다. 이번에는 곧 기념일을 앞둔 동료가 있어 구매하려던 참에 우연히 광고에서 펜을 보고 문득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지금 쓰고 있는 펜이 있음에도 또 다른 펜을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더 나은 제품이었고, 가격도 꽤 나가는 편이니 충분히 매력적인 물건이었다.


한 달 용돈으로 살아가는 형편이지만, 책과 펜 모두 당장 살 수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펜이 이미 있음에도 또 사야 하는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은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근본적으로는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며 사는 것은 사람의 도리도 아니란 생각이 들어 자제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꼭 갖고 싶은 펜이다. 그 펜으로 글을 쓸 날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촉감이 기대된다. 한편으로는 그 기대감과 동시에, 한 달 용돈으로 살아가는 긴축 재정의 압박이 머릿속을 스친다. 다음 달 용돈은 어디서 아껴야 할까, 벌써 고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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