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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호우 Feb 16. 2016

와야할 때 가버리는

그 이름, '졸음'

02:32

그가 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어서 와라. 어서 와.

시간은 이미 늦었지만, 출근도 늦을 순 없으니까.


02:46

가깝다.

그가 가까이 왔다.

5시간은 잘 수 있다는 원인 모를 만족감에 히죽여본다.


03:01

숫자 2에 1이 더해지니 3이 되었다.

코 앞에서 멀뚱거리던 그가 조용히 뒷걸음질 치는게 보였다.

가지마.


03:27

어느새 그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마치 꼿꼿하게 수직으로 서있는 소나무 막대기에 걸려있는 물에 흠뻑젖은 솜이불 같다.

불편하고 피곤하다.


03:45

아직 4시간은 잘 수 있다.

지금이라도 그를 맞이하자.

시끄럽지 않게, 간절하게 그를 불러본다.

야아..


03:46

보장된 4시간의 수면시간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내는 소리를 들었다.

쨍그랑.


제기랄.


03:59

나는 아직도 여기 있다.


04:12

멈출래야 멈출 수 없는 생각들이 빠르게 나를 스쳐간다.

잡을 생각도 없고, 잡을 기운도 없다.

멍~ 한 상태다.


04:22

이젠 나도 자ㄹ슈닜다는 샹가기 ㄷㅡㄴ다ㅜ




아침이다.

몇시지?


음.

지금 일어나서 씻는데 5분, 옷 입는데 5분 나가는데 2분.. 도합 12분.

12분이면 아슬아슬하지만 늦진 않을테니 극세사 이불의 촉감을 조금 더 느껴보기로 한다.


앗.

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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