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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호성 Feb 26. 2022

30살 나는 이직을 결심했다-3부

3부. 이직의 기술 - 연봉 협상, 채용 검진, 퇴사

Step 4. 연봉 협상 : 인상률의 베이스를 어디에 둘 것인가

 

 연봉 협상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뜻은 축하할 일이다. 이직 프로세스의 90%를 달성했다는 뜻이며 연봉 협상에서 틀어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합격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입사 예정자는 기존 연봉보다 높은 연봉을 받기를 원하고 채용 기업은 최대한 그 상승 폭을 줄이는 것이 연봉협상의 관건이다.

 

 통상적으로 이직을 할 경우 기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10%-20%의 연봉 상승률이 발생한다. 이직은 근로자의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인생에서 몇 안 되는 기회이다. 연봉 협상은 대개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진행하며 연봉 협상 날짜를 통보하여 해당 날짜에 진행하게 된다. 연봉협상 방식의 자세한 프로세스는 기업과 인사담당자마다 차이가 크다.

 

 내가 이직을 할 때 A회사(이직하는 회사)는 먼저 현 직장에서의 직전 연도 원천징수영수증과 직전 3개월 급여명세서를 통해 현 직장에서 나의 임금 수준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급여 인상률을 측정하여 자료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나고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연봉협상이 진행되는데, 나의 경우 대면 방식으로 연봉 협상을 진행했다.

 

 A회사의 인사담당자는 A회사가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이므로 직급별 연봉 테이블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직원 간 형평성 문제를 고려, 일정 수준 이상 연봉을 인상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하며 연봉 인상률을 내 기대 이하로 측정한 자료를 들이밀었다.

 

 여기서부터 연봉 ‘협상’이 시작된다. 회사가 제시한 인상률이 마음에 든다면 그대로 억셉트를 하면 그만이지만 대개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협상자인 나로서는 인상률을 높일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담당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처음 인사담당자가 제시한 연봉 인상률이 5%라면 연봉 인상률을 15%로 만들기 위해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야 한다. 이때 지원자가 알아 두어야 할 사실은 연봉협상 단계에서 채용이 결렬될 경우 A기업은 채용을 다시 진행하는데 상당한 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다른 말로 지원자가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연봉 인상률을 요구할 경우 웬만하면 인사 담당자는 그 인상률을 맞춰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의 책임 하에 채용 프로세스가 결렬되는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회사 내 업무 loss가 길어지게 되는 직원들의 원망과 채용 공고를 다시 올려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따라서 지원자는 이 사실을 알고 연봉협상 시 본인의 연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지고 요구해야 한다. 지원자가 연봉협상 시 들 수 있는 합리적인 카드로는 본인의 업무 역량에 따라 회사에 줄 수 있는 베네핏, 본인이 기존에 구축한 회사 내 네트워킹 (공채 메리트, 임직원과의 관계 등)을 포기하는데 따른 경제적 기회비용, 회사 간 업계 내 평판과 위치 등이 있다.

 

 이직을 많이 해본 지원자가 아니라면 대면 연봉협상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인사담당자에게 높은 인상률을 던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인사담당자는 수 없이 많은 연봉협상을 진행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당연히 연봉협상 체계에 대한 비교우위를 점할 뿐 아니라 사내 연봉 테이블과, 업계 평균 연봉 테이블, 지원자의 연봉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정보 우위를 점한다. 따라서 터무니없이 높은 인상률을 근거 없이 제시하거나 떼쓰는 것처럼 보이는 오기를 부리는 것은 지양하기를 바란다.

 

 연봉협상에서 인상률을 적용하는 기준은 원천징수기준과 계약 연봉 기준 두 가지가 있다. 원천징수기준은 현 직장의 소위 ‘영끌’ 근로소득에 인상률을 적용하는 개념이다. 계약 연봉에 상여금과 성과급을 모두 더한 근로소득에 몇 퍼센트의 인상률을 적용할지에 대한 개념인 것이다. 계약 연봉 기준은 현 직장에서 ‘계약 연봉’만을 기준으로 몇 퍼센트의 인상률을 적용할지에 대한 개념이다. 상여금과 성과급은 별도 계산한다. 간혹 계약 연봉에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는 회사도 있으니 본인 회사가 계약 연봉과 성과급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상 시에는 계약 연봉을 기준으로 인상률을 적용하는 것이 지원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원천징수 기준 인상률을 적용할 경우 A회사의 당해 연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경우 성과급이 줄어들어 연봉협상 당시 인상률을 보전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계약 연봉 기준 인상률을 적용하게 되면 성과급 상여금 과는 별개로 매년 고정적인 인상률을 적용한 계약 연봉을 수령하게 된다. 따라서 연봉협상 단계에서 지원자는 어떤 기준을 적용하여 인상률을 적용하게 되는지 인사담당자와 확인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연봉 인상률은 인사담당자가 처음 제시한 인상률과 지원자가 제시한 인상률 사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인사담당자가 5%를, 지원자가 15%를 제시했다면 보통 10% 수준에서 인상률이 결정된다. 이를 인지하고 애초에 적정 수준의 인상률을 요구하여 예측 가능한 연봉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혹 도저히 지원자가 바라는 수준의 인상률이 적용되지 못하거나 현 직장에서 받는 연봉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연봉협상이 진행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연봉협상 단계에서 채용이 결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연봉협상 단계까지 갔다고 해서 이직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Step 5.   채용 검진

 

 연봉협상까지 완료되면 지원자가 이직을 위해 거쳐야 하는 마지막 단계인 채용검진이 있다. 간단한 신체검사와 피검사 소변 검사를 통해 지원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는 절차다. 대부분 이상 없이 통과할 수 있는 검진이지만 생각보다 떨린다. 전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고 나이도 한 살 들었기.. 때문…


Step 6.   퇴사 잘하기

 

 채용 검진까지 이상 없이 진행하고 나면 인사담당자의 구두 합격 통보를 받게 된다. 현 직장에서 업무를 보다가 받는 전화인 만큼 침묵의 내적 환호만을 쏟아낸다. 인사담당자와 출근 일자를 협의하게 되는데 이는 전적으로 현 직장의 퇴사일을 언제로 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나서는 현 직장 부서장과 인사팀에 이직 사실을 알리고 합의 하에 퇴사일을 결정하게 된다. 인사규칙 상 최소 퇴사 한 달 전 통보가 원칙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합격 통보일 기준 2주~4주 사이 퇴사일을 결정하게 된다. 퇴사일을 결정하고 통보한 다음 인사담당자와 출근 일자를 정한다. 출근 일자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 정말 급하게 출근을 요청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통상적으로 퇴사일로부터 2주 이상의 휴식기간을 감안하여 출근일을 협의한다.

 

 퇴사 통보를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현 직장 사람들 과의 관계 마무리다. 이직을 하게되며 회사를 떠나게 되었지만 회사 내 쌓은 인간관계를 모두 청산하거나 좋지 못한 태도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며 회사를 떠나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평판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레퍼 체크를 통해 피부로 느꼈다. 가급적이면 긍정적이고 밝게 회사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마무리하며 인수인계를 마쳐야 한다. 회사 내 중요한 인맥들을 챙기고 정성을 들여 작별인사를 한다. 그렇게 훈훈하게 회사를 떠나는 것이 진정한 회사에 대한 복수다.


 이직은 기존 업무환경에 큰 변화이자 환기다.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으며 업무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고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전 직장 대비 높은 대우와 발전된 근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인이 주체적으로 이직을 결심하여 진행한다면 득이 더 많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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