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 "Not" Good At Goodbyes
주말이면 불안함이 몰려온다. 이 생각들을 하고만 있다가는 오늘 목표로 하고 있던 걸 하지도 못할 것 같아서 일단 대나무숲에 털어놓듯 털어놓는다.
영어로 인터뷰 답변을 준비하다 숨이 턱턱 막혔다. 내가 뭘 누리자고 지금 이러고 있지.
여기에서 이러고 안 있어도 한국에서 충분히 돈도 잘 벌었고, 인정도 받았고, 취업도 연락 오는 데 통해서 하면 되고, 레주메 가지고 크게 고통 안 받아도 되고, 외국 살이 안 해본 영어로 뭐 해보겠다고 안 해도 되고, 미국에서 적당히 한국 일 하면서 살아도 되고, 소개받을 곳도 많고, 레퍼럴 해 줄 수 있는 사람도 많고, 친구도 많고, 참 나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력서 안 보는 회사들한테서 이력서 보게 하겠다고 모르는 사람들한테 조마조마하면서 레퍼럴 요청 하고, 레주메 잘 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넣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딱 봐도 관심 없어 보이는 인터뷰어 상대로 어떻게든 어필해보겠다고 영어로 얘기하다가 현타 맞고, 다음번엔 자신감 넘쳐 보이려고 마음 다 잡아 보면서도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쉽게 살까 싶다가도, 쉬지 못하는 성격에 스스로 힘들게 하는 내가 안쓰러우면서도, 이제 애쓰고 싶지 않으면서도, 대학교 입시부터 열심히 쌓아 올린 공든 탑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에 내가 선택한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울적한 마음 달래줄 한국 치킨 하나 없는 이곳이 서럽기만 한 일요일 오후.
이러다 또 나아지겠지 뭐.
후회하기 싫어서. 또 그때처럼 기회 있을 때 열심히 할걸, 하고 후회하기 싫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