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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 Ing Sep 06. 2022

220903 - 멜버른에 혼자 남다

멜버른에서 보내는 짧은 글 시리즈

 4 5일간 함께했던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는 멜버른에 드디어 혼자 남았다. 원래 혼자 있는 여행을 계획했었지만, 같이 보낸 친구가 있다 없어지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혼자 여행은 오랜만이라 어색하기도 하다.


이것을 여행이라 칭하자면 여행이고, 셀프 고립하여 생활한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여행이라기엔 매일의 특별함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일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남반구 사람들의 생활을 몸소 체험해 보고 싶다.


이곳에 적응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일찍 일어나기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 카페들은 오전 7시, 7시 30분에 오픈하고 오후 3시, 4시면 닫는다. 그리고 상점들도 꽤 일찍 닫는다. 카페가 닫은 후 오후 3시부터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다. 지금 계획은 이 시간 동안 일기 쓰기, 책 읽기, 장보기, 요리하기, 스트레칭하기, 코딩 문제 풀기, 발레 하러 가기, 글쓰기 등을 할 계획이다.


오늘은 장 보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이곳 마트는 또 처음이라 이것저것 구경하기 바빴고, 또 오랜만에 하는 요리라 어떤 것을 도전해야 할지 고민하느라 그랬다. 앞으로 약 2주 동안 함께해줄 올리브 오일, 뮤즐리를 구매했고, 내일 아침으로 먹을 요거트, 토마토, 치즈, 오늘 저녁으로 먹을 연어, 샐러드 채소, 그리고 샤도네이 와인 한 병을 구매했다.


오랜만에 하는 요리라 역시 서툴렀다. 드는 생각으로는, 이미 만들어진 요리를 사다 먹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런저런 파스타는 도전해보고 싶다. 그리고 스테이크도.


여기는 외식 물가가 비싸다. 한 끼에 거의 2만 원은 족히 넘는다. 그러나 소고기는 정말 싸다. 라멘집을 갔는데 손바닥만 한 소고기 덩어리가 나왔다. 그리고 굉장히 맛있었다. 대신 야채는 부족했다. 아, 감자는 싼 것 같다.


집에 돌아와 저녁 준비를 하고, 영상통화를 켜 통화하며 저녁 식사를 했다. 혼자 3끼 먹기엔 좀 심심하다. 오늘 뭐했고, 어땠는지 빠짐없이 얘기했다. 식사와 통화가 끝나고 이젠 온전히 내 시간이다. 일기도 쓰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가감 없이 기록하겠다. 언젠가 이렇게 또 하염없이 생각만 할 수 있는 날들이 올까? 혼자만의 긴 휴가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빠짐없이 즐겨야겠다는 부담보다는, 온전히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다.


Today’s Good

라멘집, 뜨끈하고 매콤하고 고소한 탄탄멘, 소고기 가득,  가봐야지

넓고 한적한 카페, 프루티하고 고소한 Flat White, 점심  따뜻한 라테 한잔

햇빛 가득한 따사로운 날씨

CIBI에서  줄 노트

요거트 종류 다양한 마트, dorset cereal 반값, 요거트 반값

살짝 취해있는 저녁, 샤도네이

책 반이나 읽음. 현우와 물리 얘기해볼 생각


Today’s Bad

무거운 캐리어, 캐리어는 역시 비싼 게 최고

역시  바람, 바람이 너무 많이 분다. 노스페이스 패딩 사고 싶다.

주말엔 부가세 추가

연어 스테이크에 올라간 고명 태워먹은 것,

dishwasher 처음이라 걱정됨.

음식물 쓰레기는 그냥 쓰레기통에?

맛있는  혼자 먹는 아쉬움

숙소 침실에 히터 안 들어가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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