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 오브 웨일스 10 사냥

숲 안의 숨은 존재들은 그의 데뷔전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어.

by 류인환

사냥!


왕자의 머릿속에 그 단어가 들어차. 곧 벌레가 돌부리에 걸러 넘어졌어. 산비탈을 구르다 나무에 부딪힌 곤충은 몸이 뒤집어진 채 맹렬히 발버둥 쳐. 왕자는 몸을 날렸어. 그리고 드러낸 곤충의 배 갑각에 주먹을 뻗었어. 운석이 지면에 제 몸을 내리꽂듯이.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정령의 몸은 부서졌어. 동시에 뱃속에 가득 찬 연유들이 사방으로 터져 나와. 무르익은 코코넛처럼. 그는 연유 파편을 뒤집어썼어.


고요한 아침.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 숲.


휜 피를 방사형으로 풍성히 퍼뜨린 곤충의 사체 위로 검은 형체의 그가 올라탔어. 그는 조각난 배 사이로 머리를 집어넣고 정령을 마시고 있어. 꼴깍꼴깍 하는 그의 목 축이는 소리만 숲 속에 울려 퍼질 뿐.


지금 이 순간. 숲 안의 숨은 존재들은 그의 데뷔전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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