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색 눈은 가치가 떨어졌다. 우리는 이제 푸른 눈이 필요하다.
왕자가 사라졌다는 소문이 퍼지고 백성들은 웅성대기 시작했어. 신하들이 왕자를 죽인 것인가. 혹은 새 왕비의 짓인가. 아니면 왕자는 도망친 것인가. 시내를 배회하고 있는 것인가.
신하들은 어떻게든 백성들을 진정시켜야 했어. “왕자는 병에 걸려 치유 중입니다. 지난 왕자들처럼 죽게 내버려두진 않을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왕손을 보전하겠습니다.” 신하들은 백성들 앞에서 간절히 연설했어. 왕은 그 모습을 왕좌에 앉아 바라보았지. 아버지는 미소를 지었어.
아들은 산으로 떠난 것이야. 그곳에서 왕으로 지내라.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낄 것이다. 자신에게도 이득이었지. 이곳에서 당분간은 자신의 대체물이 없어. 사실 그는 푸른 눈의 자손을 만들 생각이 없어. 그가 태어나고 자신만큼 몸집이 커질 때, 자신 역시 왕비처럼 제거될 것이 분명하니까. 궁전의 많은 신하들은 여전히 산을 헤매며 왕자를
찾고 있어.
그날 밤. 아버지는 신하들이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었어.
왕자를 찾으면 죽여라. 금색 눈은 가치가 떨어졌다. 우리는 이제 푸른 눈이 필요하다. 푸른 눈의 새 왕자가 태어나면 분명 황색 왕자는 위협이 될 것이다. 누군가 그것을 들이밀고 우리를 몰아세울 수 있지 않은가. 죽이고 나면 백성들에게는 어떻게 말할 것인가. 오히려 잘 되었다. 왕자의 시체를 거리에 걸고, 그가 미쳐 살행을 저질렀다 말하면 된다.
백성들은 알지 않는가. 왕족들 중 몇은 미치광이였다는 것. 왕자도 미쳤다고 하면 백성들은 수긍할 것이다. 아니다, 황색 눈의 왕을 죽이고 왕자가 벌인 일이라 하자. 그것이 더 이로운 일 아닌가. 아직 자손이 배지 않았다. 왕이 눈치를 채고 자식을 만들려 들지 않는다. 푸른 눈의 남성은 찾았는가. 그것이 쉽지가 않다. 그들은 예전에 몰살당해 뿔뿔이 흩어진 종 아닌가. 그만큼 귀해. 새 왕족으로 삼을 만 하지.
내가 찾았다네! 찾다니. 방금 연락을 받았네. 새 왕비의 아비를 찾았네. 아비이지 않은가. 자손이 필요하다네. 그들이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것이 무슨 소린가. 그 아비와 딸이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아니 그것은 반인륜적이지 않나.
자네가 늘 말했지 않나. 그들은 우리와 종이 다르다고.
그들은 우리가 아닐세. 열성일세. 그들이 어떤 관계를 만들든 그것으로 무슨 병이 걸리든 상관없네. 사실 황색 눈도 그렇다네. 지금 왕의 선조들. 그들은 어느 순간부터 하나의 집안에서 이어진 종이네. 그래서 병약하다네. 자네가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내가 왕을 산골에서 찾았지 않은가.
이보게, 그들은 특유의 흔적이 있네. 오랜 시간 이 짓을 해온 우리들인데 그것을 모르는가. 그 유전병. 반 미치광이. 그것이 흔적이네. 내 선조에게 들은 적 있네. 수십 년 전 왕족 하나가 이곳을 탈출한 적이 있다고. 지금 왕은 딱 보아도 그의 후손이네. 황색 눈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푸른 눈. 그렇게 하나 만들어 봅시다. 말씀대로 오히려 병약한 것이 좋네. 덕분에 얼마나 다루기 쉬운가. 우리는 이곳을 수백 년간 잘 지배해왔지 않은가. 앞으로도 그럴 것이네. 그 말이 맞네. 그럽시다. 그 푸른 눈 아비를 공수해올 때까지만 왕을 살려둡시다. 그전에 왕자를 잡아와야 해.
시체라도 상관없네. 어차피 죽일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