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 눈은 타는 불꽃, 순수한 금처럼 번뜩거려.
왕은 귀를 곤두세웠어. 자신도, 아들도 곧 죽을 운명이야. 그리고 자신이 한 집안에서 나왔다니. 병약함.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겪고 있지만 신하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고통. 그들이 준 것이래. 자신의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것. 그들이 꾸민 짓이래. 자신이 태어난 것도 어느 순간 잡혀와 훈련을 당한 것도 그들이 오래전 정해놓은 짓이래.
왕은 소리없이 일어나 정원을 걸었어. 달빛 아래 자신의 모습이 연못에 비췄지. 금빛 눈이 일렁거려. 눈 색깔 하나 때문에 자신을 만든 것인가. 그리고 죽이려 하는가. 살아날 방법은 도주 밖에 없어. 그전에, 신하들 한 둘은 죽이고 가겠다 마음먹었어. 자신은 미치광이 살인마 후손이라 불리지 않는가.
왕은 숨죽여 궁전 깊숙이 들어왔어.
신하들은 원형 테이블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지. 하나가 왕을 봤어. “저것이 어떻게 방을 빠져나왔나!” 그들은 갑작스레 닥친 왕을 보고 무척이나 놀라는 눈치였어. 자신들에게는 당장 작은 칼이나 밧줄 같은 것이 없었거든.
반 미치광이라 불리는 황색 눈의 왕. 아버지는 그들에게 달려들었어. 그리고 짐승처럼 한 신하의 목을 물어뜯어! 왕의 이는 붉어졌어. 황색 눈은 일그러진 왕의 표정에 반쯤 가려져 날 선 반달이 되었어. 왕의 손톱은 신하의 팔을 움켜잡았지. 살을 파고들었어.
“어서 저것을 잡아라!”신하들은 의자를 내동댕이치고 구석으로 모였어. 그리고 소리를 질러. “경호원! 경호원!” 왕은 십여 명의 신하들에게 달려들었어. 신하 하나가 왕에게 귀를 물렸어. 귀는 뺨의 살점과 함께 공중으로 뜯겨 날아갔어. 다른 신하가 왕의 등을 의자로 내리쳤어. 왕은 아랑곳하지 않고 신하의 팔목을 물었어. “이 미친놈!” 다른 신하들 하나가 부서진 의자의 다리를 집어. 그리고 날카로운 파편을 왕의 등에 찔러 넣어! 목재 다리가 박힌 채 왕은 그 신하를 힘껏 후려쳤어. 곧 말발굽 같은 군화 소리가 들려. 경비병들이 달려와.
왕은 이내 창문을 깨고 몸을 날리려다, 뛰어내리기 직전.
고개를 돌려 신하들을 노려보았어.
황색 눈은 타는 불꽃, 순수한 금처럼 번뜩거려.
그 아래 코부터 턱, 목까지 신하들의 피로 흥건해. 왕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이빨을 드러내며 함박웃음을 지었어. 신하들 그리고 저편에서 달려오던 경비병들은 걸음을 잇지 못했지.
왕은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어. 유리 파편, 나무 창문 틀이 지면에 부서지는 소리를 시작으로 듬성듬성 뛰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 곧 그 소리도 사라지고 말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