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최근에 내게 꽤 큰일이 있었다. 힘겹다거나 심각한 일은 아니다. (업무도 가정사도 아니다.) 하지만 머릿속에 맴돌게 되었다. 유난히 밝은 아침부터 발소리만 보이는 골목길을 돌아올 때까지. 지울 수 없는 시간은 생각보다 쉽고 가볍게 끝이 났다.
그리고 지금. 지나치는 지하철 역 사이, 터널에 비친 내 모습이 보인다.
사건은 주변 사람들의 소소한 활력이 되기도 했다. 내게도 활력이 되었다. 걸음걸이가 밝아졌고 거울 속 모습을 정돈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단정했던 결론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 같은 것은 사실 그렇게 유별난 것이 아니다. 그만큼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맞는 사람도 몇 있을 거라는 걸.
또한 사건은 성찰이 되었다. 중요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많은 질문과 인터뷰. 대답하려 애써 기억을 들추었다. 내 답변은 동시에 내게 질문했다. 나의 이야기로만 가득 채운 지면은 휑하고 보잘것없었다.
이제, 특별했던 날은 지나갔다. 그리고 옅어진다. 일상으로의 복귀. 평일의 생활도 주말의 일정도 예전과 다름없어졌다. 다시 웃음도 흩어진다. 하지만,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이제는 안다. 언젠가는 다시 그런 날이 생길 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