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송이 장미 27 에필로그

영원하고 평화로운 곳에 있는 두 남녀. 아름답지 않나요.

by 류인환

백발의 신사는 정신을 차렸어. 이곳은 병원 안 응접실. 왜 이곳에 자신이 있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늘 있는 일이야. 사회가 준 자신의 임무는 간사한 메신저였으니까. 대낮. 서둘러 거리를 나왔어. 지나치는 어느 백발의 여자를 붙잡고 물었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고.


사회가 바뀌었어요. 어제 사회, 아니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어요.


사실 난 사회가 잠든 틈을 타 다른 도시로 도망가려 했었죠. 영원한 결혼이 말이 되나요. 진절머리가 났죠. 그런데 도시의 경계선에서 깨달았어요. 백 년의 세월 동안 그는 나의 일부가 되었다는 걸. 너무 익숙해져 버렸죠. 이제 혼자의 삶, 그리고 다른 남자와의 삶이 엄두가 안 난다고 할까요. 결국 돌아오고 말았죠.


아무튼 새로운 인공 지성은 두 개의 존재예요.


내 문제를 놓고 그 둘이 대화를 나누며 해결책을 찾는 형식이었죠. 하나는 여자, 하나는 남자의 목소리였어요. 그들의 말 소리를 듣다 보면 이런 것이 떠올라요. 백색의 공간에 두 남녀가 서로 손을 꼭 잡은 모습.


영원하고 평화로운 곳에 있는 두 남녀. 아름답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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