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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Mar 16. 2016

Dresden/Deutschland

2016년 3월 6일, 드레스덴에서.

06.03.2016, Dresden

아름다운 드레스덴. 비록 전쟁 중 폭격으로 도시가 홀라당 죄다 타버리는 아픔과 다리 하나 지었다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서 짤리는 아픔을 간직한 유난히 아픈 곳이라 해도ㅡ 이 도시가 갖고 있은 아름다움이 빛을 잃지는 않더라. 아프다고 징징대지 않고, 아픔도 눈물도 꾸욱 참아내는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순수한 아이같은 도시였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말한다. 드레스덴의 구시가지의 건물들은 검은 자국이 오래된 맛이 느껴져 멋있다고. 나는 감수성이 매말랐는지 그런 감상은 느끼기 힘들었다.


나도 같은 걸 느끼고 싶다. 아무리 골칫거리의, 학교에서도 내놓은 학생이었다지만 일단은 역사를 전공한, 인문학도다. 시각적으로 다가오는 감상보다 머리 속에서 '왜 이런 게 생긴 거지?'라고 원인 먼저 찾게 된다. 그래서 돌에 묻은 검은 자국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여기도 화제가 있었구나' 뿐. 내가 드레스덴의 구시가지를 걸으며 이곳의 건물들을 보고 느낀 건 오직 '여기 도시가 홀라당 탄 적이 있어???' 였다. 그만큼 드레스덴의 구시가지는 모두가 다 같이 검게 그을려있다. 아니나 다를까,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 '드레스덴 폭격 Boming of Dresden'이라는 이름이 붙은 대공격이 있었단다. ( https://ko.m.wikipedia.org/wiki/드레스덴_폭격 ) 나는 그 검정 그을음에서 멋있고 아름다움 보다는 날벼락 같은 폭격으로 어느 날 갑자기 나도 가족도 모두의 삶도 타버려 사라졌을 수 만~수 십 만의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느껴진다. 현재의 모습으로 도시가 회복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을 터, 남겨진 사람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안고 이 아름답고 슬픈 도시를 다시 꾸려왔을 것이다.


엘베강을 건너며 바라본 드레스덴은 여전히 가슴 속에 아픔을 간직한 듯 보였고, 그 아픔은 내게도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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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선 매거진 만들기가 안 되네요. 피씨 버전으로 접속할 수 있는 주소라도 안내해주지... 나처럼 컴퓨터 없이 스마트폰만 사용하는 사람은 어떡하라고...ㅠㅜ 모든 사람이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에 있을 거라는 편견을 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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