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ne More Step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워홀러 류 씨 Mar 29. 2016

Bautzen/Deutschland

2016년 3월 7일, 바우첸에서.

07.03.2016, Bautzen


사실 몰랐던 곳인데 베를린을 떠나기로 마음 먹은 후 며칠 동안 숙소 근처의 도서관에서 이 지역 여행책들을 모두 뒤져보며 사진으로 고른 곳이다. 다행히 어딜 가나 있는 일본인들 덕분에 일본 웹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급하게 준비 없이 시작한 여행. 일본에서 살 때처럼 빠르게 걷기도 하고 일본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지낼 때의 느린 걸음(모두의 빠른 걺음에 반발심이 생겨 일부러 느릿느릿하게 걸어다녔다. 많이 채이고 욕을 먹긴 했지만)으로 걸어보기도 하였다. 베를린에서 이어지는 슈프레Spree강의 물소리도 들어보았고 새소리도 들어보았다. 만들어 진 지 수 백 년이 된 길을 그렇게 지도 없이 걸어다녔다. 곳곳이 공사중이었고, 아직 겨울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많지 않았다.


중세시대의 요새 도시였을까, 성벽을 따라 만들어진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갈 때마다 중세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마굿간 터(아마도), 오래된 공동묘지와 높은 탑,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교회의 종소리. 특히 구 시가지의 입구에서 슈프레 강으로 내려가는 내리막의 돌길과 길가의 집들은 어릴 적 보았던 만화영화들의 배경이 떠올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바우첸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슈프레 강가였다. 비가 오려는 건지 말려는 건지, 하늘의 반은 먹구름 나머지 반은 청량하고 맑은 하늘이었고, 그 반쪽의 맑은 하늘에서 강렬하게 쏟아지는 햇빛이 작은 물길을 비추는 풍경과 물소리는 새까만 앞날 속에서 긴장하고 있던 나의 마음을 녹여주었다.(동영상 업로드 실패ㅠㅜ)

매거진의 이전글 Dresden/Deutschlan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