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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Apr 11. 2016

Harberstadt/Deutschland

2016년 3월 8일, 하버슈타트에서.

08.03.2016 Halberstadt, Sachsen-Anhalt

억지로 끼운 Halberstadt는 주 티켓으론 트램도 버스도 못 탄다길래 이곳의 명물인 돔?에 가는 것은 취소. 인포센터의 창구 아줌마가 자기가 담당 아니니 옆 창구 가라고 해서 옆 창구에서 한참을 기다렸더니 아까 그 아줌마한테 가란다. 불친절한 독일 아줌마였지만 나는 스티커를 샀지. 예쁜 스티커와 예쁜 역만 보고 숙소로 향하는 다음 열차를 위해 한 시간 기다리는 중. 드디어 집 떠난 지 18일 만에 나 혼자 방 쓴다. 18일이나 지났다니 그만큼이나 지났다는 걸 몰랐다. 한 일주일 된 것 같다...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독일 오는 데에만 5일, 베를린에서도 열흘 넘게 있었으니.
역 대합실에서 재채기를 했더니 양 옆의 나이 좀 드신 아저씨 아줌마가 "준텍"이라고 말해준다. 아마 bless you같은? 제대로 들은 건 지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다른 데에선 나어쩌구 비에?라고 말한다고 가르쳐줬는데 모르겠어.. 한국에선 재채기 해도 아무도 아무 말 안 해줘서 세 달 동안 'bless me~'라고 혼잣말 한 건 비밀. 오지랖 넓은 아저씨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데 내게는 베트남에서 왔냐, 중국에서 왔냐ㅡ고 물었다. 좀 노숙자 느낌이 나긴 했는데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왜 영어권이 아닌 나라에 가서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거긴 영어권 나라가 아니고, 안 통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며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정말 안 통하는 순간들이 계속되다보니 '내가 할 줄 아는 한국어나 일본어는 당연히 안 통할테니 그래도 세계공용어라는 영어라도 통하면 의사소통이 아주 조금은 가능하겠지ㅡ'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답답한 건 서로 마찬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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